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마친 사람이 지난 20일 1500만명을 돌파한 가운데, 백신 접종 대열에 합류한 기자들도 많아지고 있다. 지난 10일 30세 이상 예비군과 민방위 대원을 대상으로 얀센 백신 접종이 시작된 뒤로는 기자가 직접 백신 예약 과정부터 접종 후 겪은 후유증 등을 기록한 ‘백신 접종기’가 줄지어 나왔다.
백신 접종 반응은 개인차가 큰 것으로 알려졌는데, 기자들 역시 그랬다. 조선비즈 기자는 지난 11일 접종 후 약 6시간 뒤 <얀센 백신 맞아보니...5분 따끔, 괴담으로 떠돈 부작용 없었다>란 제목의 기사를 썼는데, 비슷한 시각 같은 계열사인 헬스조선엔 <‘듣던 대로’ 오한… 30시간 지나자 잠잠>이란 기사가 실렸다. 뉴시스 기자는 지난 10일 백신을 맞은 지 3시간도 안 돼 <“얀센 맞아보니…이상반응 없습니다” 민방위 30대 접종기>란 기사를 썼다. 그런데 나흘 뒤인 14일 오전엔 다시 <‘39.2도 고열·오한에 몸살까지’ 접종 후 72시간 얀센 후기>란 기사를 올렸다. “접종 후 첫 반응”이 8시간 뒤부터 나타난 까닭이었다. 이 기자는 접종 후 이틀이 지날 때까지 고열, 두통, 몸살, 무기력 등의 증상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백신 접종기들을 종합하면 대체로 접종 직후엔 별다른 이상 반응이 없다가 당일 밤부터 발열 등 면역 반응이 나타나고 보통 만 하루가 지나면 몸 상태를 회복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 시점이나 증세는 개인차가 크기 때문에 접종 직후 ‘아무렇지도 않더라’고 했다가 시간이 지난 뒤 이를 번복 하는 위와 같은 일이 생길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그래서인지 최소 하루 정도 상태를 지켜보며 작성된 접종기도 많은데, 특히 더팩트는 30대 초·중반, 40대 초반 세 기자의 접종 후 반응을 48시간 동안 비교 관찰하며 시간대별로 주요 증상과 변화 등을 영상으로도 제작해 공감을 얻었다.
유급 휴가인 ‘백신 휴가’에도 접종 경험담을 기사로 쓰거나, 아프고 열이 나도 온전히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그 순간을 기록으로 남겨야 하는 기자들. 매일 아침 ‘굿모닝 YTN’을 진행하는 김영수 앵커는 지난 14일 방송을 마친 뒤 백신을 맞고 저녁부터 오한과 몸살을 겪었으나, 해열제를 먹고 다음 날 새벽 정상 출근해 자신이 진행하는 뉴스에서 직접 경험담을 전했다. “예상했던 것보다는 많이 아팠지만 참을 만은 했다”는 김 앵커는 자신이 접종 경험을 공유하는 이유가 “막연한 불안감을 씻기 위함”이라고 했다. 접종 후기라면서 부작용을 과장하거나 불안을 넘어 공포를 조장하는 정보들 사이에서 중심을 잡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백신을 맞은 기자들은 이제 ‘일상 복귀’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전종보 헬스조선 기자가 면역 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고민에도 불구하고 백신을 맞기로 한 것도 “단 하나, ‘일상 복귀’에 대한 바람 때문”이었다. 가족을 위해, 취재를 위해 백신 접종을 서두르기도 한다. 지난달 ‘잔여 백신’ 접종에 성공한 김규남 한겨레21 기자는 “현재 취재하는 기사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해외 취재가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는 “취재원, 직장 동료, 가족들에게 민폐를 끼칠 위험이 줄어든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놓였다”고 했다.
7월부터 적용될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에 따르면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사적 모임 제한 인원에서 제외돼 모임 참석이 훨씬 자유로워진다. 백신 접종 일정이 아직 남은 기자들은 잔여 백신을 노리며 ‘마스크 없는 일상’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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