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계정 ‘정은 기자’(@giza_unnie)를 운영하고 있는 신정은<사진> SBS 기자는 ‘인싸’(인사이더) 중에 인싸다. 틱톡에서 신 기자는 유행하는 밈에 맞춰 편집 효과를 넣고, 연기는 물론 팔로워 3만명 돌파 기념 손 댄스도 선보인다. 실제로는 차분한 분위기인 신 기자는 틱톡에서의 모습은 자신 속에 잠재된 ‘부캐’라고 설명했다. “워싱턴포스트, CNN의 틱톡은 더 전투적이거든요. CNN 앵커도 하는데 부끄러울 게 뭐 있나, 용기를 얻은 거죠. 회사 선배들도 ‘네가 이렇게 끼가 많았냐’고 말해요. 틱톡에 최적화된 캐릭터를 만드는 데 집중한 거죠. 춤도 추고, 변신도 하고, 그게 정은 기자의 아이덴티티예요.”
지난해 9월 ‘뉴스테이너’를 표방하며 개설된 ‘정은 기자’ 틱톡의 가장 큰 특징은 10대 독자들과의 소통이다. 신 기자는 틱톡 라이브를 진행해 10대들이 가장 알고 싶어 하는 이슈를 설명하고, 게시물에 달린 독자들의 질문 댓글을 가지고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독자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해 댓글 수 7000개가 넘는 게시물도 있다. 팔로워 수는 현재(15일 기준) 3만2000명, 신 기자의 팬 계정들은 이같은 인기를 입증한다. 지난 1월 뉴미디어뉴스부에서 사건팀인 시민사회팀으로 옮긴 후에는 현장 영상 라이브 콘텐츠를 추가해 틱톡 독자들과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신 기자가 틱톡에서 만난 10대들은 허위조작정보에 취약했고, 답답함을 넘어 정보 공백에서 오는 공포, 불안감까지 느끼고 있었다. 10대들의 쏟아지는 질문은 신 기자가 사건팀으로 부서를 옮긴 후에도 틱톡 활동을 병행하는 이유다. “‘바이든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한국에 전쟁이 난다.’ ‘심슨가족 만화에서 좀비 바이러스가 창궐할 것을 예언했다’ 처럼 10대들의 질문 내용이 사실 충격적이에요. 좀비 안 나타난다고 라이브로 1시간 동안 열변을 토하기도 했을 정도죠. 코로나로 학교에 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SNS를 일상에서 접하고 있으니 아이들이 허위조작정보에 더욱 쉽게 노출되고 있는 거예요.”
10대들이 뉴스에 관심 없을 거라는 것도 착각이었다. 신 기자가 교육부의 등교 개학 관련 브리핑을 틱톡 라이브로 송출하니 1만8000명이 참여했다. 동시에 송출한 유튜브 접속자 수는 200명일 정도로 관심의 차이는 컸다. “독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적재적소에 보내니 화제를 모은 거죠. 언론사들이 수익모델 등을 이유로 틱톡을 후 순위로 두고 있는데 포기하기엔 뉴스 수요도 정말 많고, 독자와의 소통이 용이하다는 점에서 너무나 매력적인 플랫폼이에요.”
입사하고 1년 후 뉴미디어부서에 자원할 정도로 신 기자는 새로운 플랫폼과 디지털에 관심이 많았다. 사양 사업이라는 언론사를 “어떻게든 살려야 한다”는 마음도 있었다. 10대 독자들이 10년이 지나 성인이 되면 어떤 방식으로든 뉴스를 접하게 될 텐데 그때도 이들이 찾아볼 기사, 뉴스를 만들고 싶었다. ‘SBSNEWS’ 틱톡에서 먼저 활동하다 개인 계정을 만든 건 틱톡 이용자에겐 매체라는 정체성보다 크리에이터 개인의 힘이 발휘된다는 걸 알게 됐기 때문이다. “틱톡에선 SBS가 이렇게 말했다고 하면 별로 호응이 없는데 정은 기자가 말했다고 하면 더 친근감을 느끼더라고요. 기성 언론이 그나마 축적해 둔 최소한의 신뢰, 뉴스 이용습관이 없는 독자들이었어요. 제로베이스에서 관계를 만들어갔는데 엄마랑 함께 라이브를 봤다는 댓글에 되게 뿌듯했어요. 정보 공백으로 궁금하고 불안할 때 아이들이 찾아올 수 있는 공간이 된 것 같아 너무 감사했죠.”
취재 현장으로 돌아갔지만 신 기자는 여전히 어떻게 하면 독자들과 가깝게 소통하고, 접점을 만들어갈지 고민하고 있다. “뉴미디어 부서에서 만난 엔지니어, 편집자들, 디자이너들과의 경험이 너무 좋은 자양분이 됐어요. 기자 개인이 디지털을 제일 잘 이해하고 의욕을 가질 때 100% 시너지를 내더라고요. 지금 속한 곳이 가장 젊은 기자들이 모인 팀인데 그 시도를 함께할 동료들을 만들어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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