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언론계에선 당시 김승연 한화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을 계기로 공인에 대한 실명 보도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김 회장이 자신의 아들을 폭행한 이들을 찾아가 보복성 폭행을 한 사실이 기사로 알려졌는데, 보도 초기 언론들이 ‘한화’는 물론 김승연 회장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비슷한 시기 강태영 전 청와대 비서관의 ‘자녀 체육고 부정 편입’ 의혹 보도에선 당사자의 실명이 언급됐다. 그러나 강 전 비서관의 자녀는 정당한 절차를 거쳐 해당 고교에 입학한 것으로 확인됐다.
두 사건 보도를 두고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공인의 실명처리가 옳은 것인지, 실명 보도 후 오보로 밝혀졌을 때 피해를 입은 공인에 대한 명예회복 문제 등이 논쟁거리로 떠올랐다.
2007년 5월23일자 기자협회보는 “김 회장의 경우 ‘공인’일뿐 아니라 죄질이 나쁘기 때문에 충분히 실명 보도할 수 있다는 입장과 공인이지만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나올 때까지 ‘인격권’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실명 보도에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고 전했다. 이어 “과거와 달리 공인에 대한 프라이버시 개념이 강화하면서 ‘언론의 자유’와 상충하는 상황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공인의 규정과 실명 보도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공인’은 사회 통념상 공직자나 유명 인사를 일컫는 말이다. 다만 그 범주가 명확히 규정되지 않아 이를 보도하는 언론사가 사안에 따라 판단하는 실정이다. 공인과 사인을 구분하는 것은 비판의 수용 한도, 익명 보도 원칙을 달리 적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언론계에서 이 논쟁은 수차례 반복돼왔다. 최근엔 기성언론사 외에 유튜버 등이 연예인과 그 가족의 사생활을 공개하며 논란이 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공인으로 분류되는 연예인의 행동 하나하나가 대중의 관심을 끌긴 하지만, 지나치게 사적인 사안은 사생활 침해일 뿐 사회적으로 어떠한 의미도 갖지 못한다. 이제 언론의 기능을 하는 유튜버들에게도 공인·실명 보도 가이드라인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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