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부터 제보자와 주고받은 편지만 50여장에 이릅니다. 처음엔 소설 같은 이야기라고 생각했지만 취재를 거듭할수록 현실이 상상을 압도한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제보자의 주장을 검증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먼저 출소자 여러 명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었고, 의혹을 구체화하는 취재를 이어갔습니다. 그 결과 제보자와 출소자, 교정당국의 말이 하나로 맞춰졌습니다.
한 재소자가 기자에게 보낸 옥중편지엔 믿을 수 없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교도소 안에서 마약성 진통제가 유통돼왔고, 이 약들이 영치금 거래로 이어진 건 취재 결과 사실로 확인됐습니다. 일단 법무부 조사로 사건은 끝이 났습니다. 일부 재소자의 잘못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의 부재는 잘 고쳐지지 않을 겁니다.
또 다른 재소자는 교도소 안에서 특혜를 받아왔습니다. 규정을 어겨가며 교정 밖과 쉽게 소통할 수 있었습니다. 뒤를 봐주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교도관이었습니다. 교도관은 재소자의 지인으로부터 여러 번 고급선물을 받아왔습니다. 상납의 대가는 특혜였습니다. 교도관은 직무에서 배제됐습니다.
보도 이후 한 교도관이 메일을 보내왔습니다. “1만6000여명 교정공무원들은 최후의 일선에서 열악한 시설과 복지에도 맡은 바 소임을 다하고 있다.” 일부 재소자와 교도관의 문제라는 점에서 동의합니다. 현장에서 고군분투 중인 모든 분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더 나은 교정당국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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