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 호반 지분매입 놓고 '조합원별 원리금 부담' 우려

조합, 회사대출로 180억 충당 계획
'월 51만원 부담' 계산에 내부 혼란
"조합원 부담 최소화 방안 찾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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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건설이 보유한 서울신문 지분 인수자금 마련 방안을 놓고 서울신문 내부가 진통을 겪고 있다. 서울신문 우리사주조합은 회사 자금을 대출받아 조달할 계획인데, 조합원 개인이 부담해야 할 원리금 문제로 구성원 사이에서 우려가 나온 것이다. 다만 지난 1~2년 새 불거진 서울신문 1대 주주인 기획재정부의 공개매각 움직임과 건설 자본의 M&A를 막기 위해선 이번 지분 인수가 꼭 필요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호반건설 지분 매입에 필요한 자금은 180억원. 우리사주조합은 서울신문사로부터 대출을 받아 이 자금을 충당할 계획이다. 지난달 27일 우리사주조합은 사내게시판 글에서 “대출의 절차 및 방법 등을 놓고 법무법인, 회계법인을 통해 회사로부터 180억원을 대출받을 수 있음을 확인했다”면서 “회사 경영진의 배임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조합원의 의견을 다시 한번 묻는 후속 절차가 불가피하게 됐다. 우리사주조합이 집단으로 대출받고, 원리금 부담 역시 책임지겠다는 원계획이 차질을 빚었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월31일 기준 서울신문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310억원이다.

 

우리사주조합이 게시판에서 밝힌 대출 조건은 연이율 3.0%로, 10년 동안 상환하는 방식이다. 2022년부터 매년 원금의 10%씩 상환해 419명 사주조합원 개인이 져야 할 이자와 원금을 합산한 원리금은 월 51만원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자를 제외한 원금은 보전되고, 퇴사 시 돌려받게 되지만, 개인 부담이 없을 거라는 당초 계획과는 상반된 입장이었다. 특히 월 51만원 부담에 서울신문 내부는 혼란이 일었다.


이에 우리사주조합은 지난 2일 “단순 산술 계산으로 ‘월별 원리금 상환 51만원’ 의견이 나왔다”며 “회계 감사 과정에서 필요한 공식 서류를 만들기 위한 부분이었지만 무르익지 않은 상황에서 섣부른 측면이 컸다. 혼란을 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합원들은 매달 월 6~16만원(세전 총소득금액에 따라 차등 부담) 이자만 내고, 원금(연 1회 상환)은 사우회 전별금 중간정산, 회사의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을 상여금으로 보충해 개인 부담을 덜게 한다는 새로운 계획을 밝혔다.


서울신문 구성원은 우리사주조합의 설득력 있는 설명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신문 A 기자는 “결과적으로 우리사주조합이 조합원에게 솔직했어야 한다고 본다. 이번 지분 인수는 그동안 회사 자금을 빌려 구성원은 이자만 내면 되고, 원금은 회사에서 부담한다고 해 구성원의 동의를 받고 진행이 돼 온 것”이라며 “현재 임금피크제에 들어간 직원만 100여명 정도다. 시니어들이 빠지면 조합원 개인의 부담이 더 커지는 건데 설득이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B 기자는 “서울신문 사원, 조합원, 기자라는 역할을 다 가지고 있지 않나. 구성원이 어느 한 가지의 이익을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인 건 맞다”며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등으로 사내에서 이번 사안에 관해 소통이 부족한 건 사실이다. 우리사주조합의 방안이 타당성 있는지 구성원이 고민하고, 질문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우리사주조합은 부서별 간담회를 진행해 구체적인 대출 프로그램을 안내하고, 개인 부담을 최소화할 방안을 설명해 구성원의 동의를 얻는다는 입장이다. 박록삼 우리사주조합장은 “조합원들의 부담은 최소화하고, 이익은 최대화한다는 원칙을 쭉 가지고 갔기 때문에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며 “실제로 간담회를 통해 상세하고 구체적인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퇴직자로 인한 개인 부담이 커지는 것에 대한 우려에는 “5년 동안 총 100명이 퇴직할 예정인데 자연스럽게 신입 직원 선발을 통한 신규 조합원이 발생해 순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동형 서울신문 상무는 “어떻게 보면 회사가 직원들에게 돈을 빌려줘 이자를 받는 거고, 회사는 대출로 수익을 창출하게 되는 건데 회사가 뭐 하려고 이 수익을 갖고만 있겠나. 성과급을 줄 때도 더 얹어서 더 주게 될 것”이라며 “사실 서울신문이 독립언론이 될 기회가 더 이상 안 올 것 같다. 현재의 소유구조 그대로 간다거나 정부에서 공매를 해버리겠다고 한다면, 사주조합의 주식 가치는 떨어지고, 독립언론을 위한 명분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월 우리사주조합은 호반건설의 서울신문 지분 19.4%를 180억원에 매입한다는 지분 매매 합의서를 호반건설과 맺었다. 이후 지난달 6~12일 조합원 대상 ‘호반건설 보유 지분 인수’ 투표를 진행해 72.57%의 찬성률로 호반건설과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하기로 최종결정했다. 호반건설의 지분을 인수하면 우리사주조합은 서울신문 과점 1대 주주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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