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민주당)이 지난달 31일 미디어혁신특별위원회(미디어특위)를 출범하고 과제를 제시하는 등 언론개혁 관련 논의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180석 거대여당이 늦게나마 이 같은 행보에 착수한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시민과 노동자’를 위한 언론개혁으로서 성과를 남기기 위해선 당장 처리할 것과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한 사안을 구분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당장 8월부터 새 이사 선임이 이뤄지는 만큼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법안’이 매우 급한 경우라면 ‘포털뉴스 혁신’과 ‘징벌적 손해배상제’ 등은 언론시민사회와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대표적이다.
미디어특위 출범 후 민주당 인사들에게선 ‘포털 혁신’과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주요하게 거론한 발언이 나왔다. 김용민 미디어특위 위원장은 지난 2일 TBS 라디오에서 “포털(개혁)이 신속하게 돼야 한다는 분위기, 공감대가 있기 때문에 아마 빠르게 논의되지 않을까 싶다”며 구글처럼 포털 메인에 뉴스를 제공하지 않는 방식 등을 논의 중이고 6월 중 입법추진 또는 7월까지 신속처리안건 입법 가능성을 언급했다. 송영길 대표는 이날 취임 한 달 기자간담회에서 “언론의 잘못된 가짜뉴스로 한 사람의 사회적 생명이 무너지고, 회사가 망하기도 하고, 특정 업종, 직업군에게 돌이킬 수 없는 명예훼손 피해를 주는 경우가 많다”며 징벌적 손배제를 주요한 과제로 보는 시각을 드러냈다.
미디어특위 1차 회의 자료에는 △인터넷 뉴스 포털 혁신방안(포털뉴스 혁신) △가짜뉴스 대응, 언론의 공익성 확보, 피해구제(징벌적 손해배상제 등) △미디어영향력 평가제도·공익광고 배분기준 개선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 발전 정책 수립, 규제 개혁 △시청각미디어서비스법 제정 △미디어 정책 정부 거버넌스 재구축(장기과제) 등이 담겼다. 이 순서가 우선순위는 아니라고 했지만 위 발언들은 당내 또는 미디어특위 내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흔적은 된다.
언론시민사회는 미디어특위가 제시한 과제 중에 포털 규제와 가짜뉴스 대응 등은 여러 논란과 우려가 있는 만큼 더 숙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지난 1일 언론책임 강화를 위한 배액배상제 도입, 편집 독립권 확보를 위한 신문법 개정, 독자와 소통을 강화할 지역신문지원법 등 4대 입법처리를 요구하며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공영방송) 이사진 구성 및 사장 추천”을 첫 번째 과제로 제시했다. 당장 7월 KBS 이사회 이사 추천을 시작으로 공영방송 3사 이사진의 교체가 예정돼 시급한 상황이어서다. 반면 언론노조는 “포털뉴스 규제나 가짜뉴스 대응 관련 법안은 자칫 정치적 논쟁을 부를 내용규제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며 “시민과 함께 검토하고 발의해야 할 과제와 국회 논의를 통해 추진할 과제는 분명히 구분되어야 한다”고 우려했다. 언론개혁은 결국 시청자, 독자, 이용자, 나아가 시민의 권리를 위한 것이다. 다시금 시험대에 오른 여당의 언론개혁 행보는 합격점을 받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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