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가 MBTI 테스트를 통해 여성의 역사 속 나와 닮은 인물을 알려주는 인터렉티브 서비스를 선보여 화제가 되고 있다. 잊혀진 여성 서사를 알린다는 취지에 더해 언론사 콘텐츠 경험의 확장, 나아가 충성독자의 개발 측면에서 유의미한 시도다.
한국일보 디지털전략팀, 커넥트팀, 미디어플랫폼팀은 최근 인터렉티브 서비스 ‘허스토리속 나와 닮은 인물은’을 선보였다. 젊은 층으로부터 큰 관심을 받는 성격 유형 검사 MBTI 테스트 20개 문항에 답변을 하면 여성 위인과 리더, 연예인, 가상 캐릭터인 여성 히어로 중 같은 유형이 누구인지를 매칭해 알려주고 성격 면면을 설명해 주는 서비스다.
실제 테스트 결과엔 나혜석, 두아 리파, 마돈나, 박완서, 셰릴 샌더버그, 아리아나 그란데, 보건교사 안은영, 마블히어로 캡틴마블 등 총 16개 유형의 여성이 등장한다. 상대적으로 부재한 ‘여성 롤 모델’을 복권하는, ‘주인공으로서 여성’을 친밀하고 재미있게 조명하려는 취지로 볼 수 있다.
이는 언론사가 ‘콘텐츠의 경험화’를 시도했다는 측면에서 바라볼 여지도 크다. 최근 한국일보는 인터뷰하는 방법을 담은 가이드북을 내고 독자가 직접 엄마를 인터뷰해 글을 쓰도록 하는 ‘디어 마더’ 프로젝트를 진행, 오프라인 인터뷰 콘서트까지 연 바 있다.
경험을 제공하되 매체는 그 경험을 매개하는 역할을 맡은 것이다. 이번 시도는 단순한 콘텐츠 소비 이상의 경험을 뉴스 이용자에게 주려는 노력의 연장선상에 놓이는 동시에 한국일보 뉴스레터 ‘허스토리’ 등을 주요한 유통 채널로 삼았다는 점에서 새 독자 개발이란 목표와도 관련이 있다.
서비스를 기획한 이혜미 한국일보 커넥트팀 기자는 “기존 인터렉티브가 기사를 구현하는 보도적 성격이 강했다면 이번 서비스는 ‘허스토리’란 뉴스레터를 통한 초대장”이라며 “포털 기사 소비자 외 특정 주제에 관심 있는 잠재적 고관여 디지털 독자를 발굴하기 위해선 찾아가야 한다고 생각했고, MBTI는 의미에 재미를 더해 젊은 세대이자 새 독자에게 다가가는 방식으로 봤다”고 했다.
이어 “‘디어마더’ 때 ‘콘텐츠의 경험화’, ‘경험의 콘텐츠화’를 통해 타겟팅 된 고관여 독자를 모았다. (허스토리 역시) 뉴스레터는 시작이고, 향후 온·오프라인으로 확장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서 “디지털 전략 부서 6명 협업의 첫 결과물이자 경험은 다른 뉴스레터 등에도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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