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강윤중(경향신문), 이효균(더팩트), 김명섭(뉴스1), 하상윤(세계일보)이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누군가의 고통과 상처에 가닿는 마음은 어떤 것일까.’
양부모의 학대에 숨진 정인이 묘소에서 함께 온 세 명의 여성을 만났습니다. “늦게 와서 미안해” “웃는 모습이 너무 예쁘다” “얼마나 아팠니? 가슴이 너무 아프다”
사진 속 티 없는 아기의 미소를 따라 지었다가, 이내 눈물이 그렁그렁해졌습니다.
한참을 기다려 만난 추모객이 반가워 연신 셔터를 누르다가, 일면식도 없는 아이의 묘소에 평일 낮 시간, 먼 길을 마다않고 달려오게 하는 그 마음을 가늠해 보았습니다.
내 삶의 무게도 버거운데, 타인의 아픔과 상처에 쓸 마음이 남아있을까. 말 못하는 아기의 고통을 상상하고 자신을 대입해 보려는 모습에는 경외감이 일었습니다.
정인이 묘역에 치워도 금세 채워지는 선물들은 그런 마음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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