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질문하는 기자들 Q’(질문Q)가 1일 현재 방영 7회차를 지났다. 이전 ‘저널리즘 토크쇼 J’(저리톡)가 논평 중심이었다면 이 프로그램은 ‘기자들의 취재를 바탕으로 한 팩트, 그 팩트에 근거한 비평’이란 지향에 기초한다. 모두가 비평가인 시대, 지상파 유일의 미디어비평 프로그램이 선택한 방식은 공영방송사의 지속가능한 언론비평 방법론으로서 의미가 있다.
지난 4월18일 KBS는 미디어비평 프로그램 ‘질문Q’ 방영을 시작해 지난달 30일 7회 방영분을 내놨다. 프로그램은 VCR을 강화해 기자들이 직접 언론사나 기자 등을 취재해 팩트를 발굴하는 모습을 담고, 이를 기반으로 비평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전 ‘저리톡’이 해설·논평을 중심으로 한 것과는 상당히 다른 접근이다. 이를 기획한 조현진 KBS 시사제작1부장은 “그냥 비평이 아니라 변화에 도움이 되는 비평이라면 비판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에게도 치열하게 발로 뛰고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고 그게 더 설득력 있을 것이라 봤다”며 “토크쇼에 비하면 흥미 요소가 떨어지고 맹렬한 비판이 아쉽다는 평가가 나올 수도 있지만 프로그램 지속성 확보에 필요한 시도라고 판단한다”고 했다.
실제 방송은 ‘기자단 문제’ ‘유사 언론사 현실’ ‘익명취재 관행’ ‘김태현 스토킹 살인 보도비평’ ‘불가리스 코로나 억제 보도비평’ ‘언론의 이재용 사면요구’ 등을 다루며 이전과 다른 행보를 보였다. 비평자 스스로 글쓴이 의도를 파악해 시청자에게 의견을 제시하는 방식 대신 직접 비판 대상을 취재해 경위와 상황을 담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이는 비판 대상이 수긍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이기도 하다. 자칫 언론비평이 ‘언론불신’을 더 강화할 수 있는 시기, ‘언론환경 변화’, ‘유의미한 매체’를 소개하는 것도 달라진 점이다.
프로그램엔 ‘저리톡’ 당시 6명보다도 많은 9명(연출기자 3명 포함)의 기자가 참여한다. 취재가 메인이 되다보니 이들로선 업무가 늘었고, 동료나 선·후배 기자들을 취재하는 데 따른 어려움, 부담이 있다. 임주현 KBS 기자는 “언론사들은 공문형태로 질의를 넣어도 답변을 안 하거나 매우 원론적인 답변만 오는 등 일단 잘 취재에 응하지 않는다”면서 “개인적으론 미디어비평이 그동안 언론 불신을 키운 측면이 없지 않았다고 본다. 유의미한 풀뿌리 언론, 대안매체도 소개하는데 열심히 잘 하는 언론이 많다는 걸 알아줬으면 한다. 어찌 보면 ‘사이다’를 포기한 방식인데 방향성을 이어가면 알아주는 분들이 많아질 거라 바라본다”고 부연했다.
김위근 한국언론진흥재단 특임연구위원은 공영방송 미디어비평에 대해 “아이템이나 주제가 무엇이든 자기 비판적인 모습이 더 필요하다. 거대언론과 공영방송이 현재 언론에 대한 일반 시각을 만들어내는 데 일조한 게 사실이기 때문”이라고 제언했다. 아울러 전문가들이나 교수들의 의견이 아닌 일반 시민들의 목소리를 더 담을 것, 비판 후 성과를 지속 조명해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 등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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