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파인더 너머] (20) "아무리 태양광이 좋아도…" 어느 농민의 탄식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강윤중(경향신문), 이효균(더팩트), 김명섭(뉴스1), 하상윤(세계일보)이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4월 전남 무안 들녘은 푸르렀다. 무르익은 양파밭 한 가운데서 농민 이덕한씨의 초상을 기록했다. 그의 시선은 줄곧 맞은 편 태양광발전소 건설 부지로 향해 있었다. 잿빛 패널 행렬은 끝이 보이지 않았다. 2019년 농지법 개정 이후 간척지 농토마다 우후죽순 들어서고 있는 태양광발전소가 바꿔놓은 농촌 풍경이다.


사진 속 주인공의 목소리를 옮긴다. “아무리 태양광이 좋아도 전기로는 오늘을 살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쌀은 있어야 오늘을 살아요. 이제까지 살면서 하늘을 보고 부끄럽지 않게 살려고 노력했어요. 후손들이 제대로 농사지어서 먹고살 수 있도록 저 땅을 물려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부끄럽게 돼버렸습니다. 이건 세상이 잘못됐어요. 엄청 잘못됐어요. 꼭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참 가슴 아픈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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