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통한 유료구독 콘텐츠, '뉴스는 공짜' 인식 바꿀까

네이버, 25개 유료채널 개설…
창작자에 솔루션 주는 스타트업도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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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콘텐츠를 유료 구독과 연결하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시작됐다. 네이버가 유료 콘텐츠 플랫폼 ‘프리미엄콘텐츠(이하 프리미엄)’를 출시했고, 카카오도 곧 콘텐츠 구독 서비스를 선보인다. 미디어 스타트업 ‘미디어스피어’는 창작자들이 디지털 유료 구독자를 유치할 수 있도록 솔루션을 제공하는 플랫폼을 론칭했다.


‘뉴스는 공짜’라는 인식이 깊게 박혀 있고, 기꺼이 지갑을 열 만한 고품질 콘텐츠가 부족한 국내 미디어 환경에서 유료 구독모델이 안착할 수 있을지 의구심은 여전하다. 하지만 콘텐츠 경쟁력을 끌어 올리려는 미디어 업계의 시도가 이어지고 있고, 지식형 콘텐츠에 돈을 내는 이용자 경험도 축적된 만큼 지속 가능성에 대한 기대도 나온다.

 

네이버가 지난 13일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프리미엄에는 25개 채널이 개설됐다. 기성언론사·관계사로는 경향신문(경향noon), 동아일보(DBR·HBR에센셜·엣지리포트), 매일경제신문(취업스쿨), 머니투데이(부릿지·소소소설·더벨스톡), 조선일보(땅집고·프리미엄조선), 중앙일보(글로벌머니), 한겨레신문(코인데스크), 한국경제신문(경제야놀자) 등이 참여했다. IT, 실리콘밸리, 북저널리즘, 서평, 문화, 글로벌 경제, 디자인, 트렌드·마케팅, 부동산, 유통·물류, 인테리어 등을 다루는 전문창작자들도 입점했다.


프리미엄은 네이버가 운영하는 쇼핑 플랫폼 ‘스마트스토어’와 비슷한 구조다. 창작자가 콘텐츠를 유료로 판매할 수 있도록 네이버가 콘텐츠 편집, 결제, 정산 관리, 데이터 분석, 프로모션 운영 툴 등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창작자들은 자체 책정한 월 구독료를 적용해 콘텐츠를 판매한다. 현재 최저 2900원에서 최대 1만9900원으로 평균 구독료는 5000원대다. 채널에 따라 콘텐츠마다 개별 구입도 가능하다. 오픈 이벤트로 첫 달은 무료로 구독할 수 있다. 각 채널의 콘텐츠는 프리미엄 플랫폼 페이지와 네이버 포스트, 네이버TV, 언론사 홈에 신설한 ‘프리미엄’ 탭을 통해 서비스된다. 네이버는 베타 서비스 기간 플랫폼 안정성을 높여 상반기 내에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정식 버전을 출시할 계획이다.

기성 언론들 일단 뛰어들었지만... 네이버 의존 심화 우려는 여전

기성 언론계에선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교차한다. 네이버 제안에 뛰어들긴 했지만 유료화 성공 가능성이 낮다는 인식, 네이버 의존을 심화한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프리미엄에 참여한 한 언론사 담당자는 “언론사가 프리미엄에 내놓은 콘텐츠를 보면 내용이나 형식이 기존 기사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게 많다”며 “누가 돈을 내고 볼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유료화 경험치 측면에선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최진순 한국경제신문 부장은 프리미엄 전망을 분석한 블로그에서 “네이버 유료 구독모델은 뉴스를 ‘제품’으로 다루는 인식 형성, 이용자 구독 데이터 학습, 구독모델 도입에 대한 자각 등 언론사를 구체적으로 바꾸는 에너지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를 성공적으로 전개하려면 매일 비슷한 수준의 기사를 찍어내는 관행화된 제작구조를 깨고 새로운 주제와 형식 등 품질에 기초한 상품을 고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최근 론칭한 미디어스피어 역시 창작자와 이용자들에게 유료화의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크리에이터와 독자를 직접 연결하는 접점을, 유료 기반으로 구축해 제공한다. 이성규 CEO(전 메디아티 미디어테크랩장), 강정수 CSO(전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 김경달 COO(네오캡 대표), 유승철 CTO(개발자), 박상현 CXO(디지털 칼럼니스트) 등이 공동 창업했으며 솔루션이자 플랫폼인 ‘블루닷’을 통해 콘텐츠 퍼블리싱과 결제, 고객관리 도구를 지원한다.

유료 경험 누적 측면선 기대해볼만

창작자에게 브랜드 아이덴티티, 맞춤형 커뮤니티, 비즈니스 관리 등 컨설팅을 제공하고 구독수익 중 10%를 받는 수익모델이다. 이성규 미디어스피어 대표는 “뉴욕타임스 수준의 디지털 구독 플랫폼을 모든 지식 크리에이터들이 가질 수 있고 혼자 관리할 수 있도록 하려 한다”며 “정보미디어 수익 중심축을 광고에서 독자로 전환시키는 것이고 이로써 고품질 콘텐츠가 더 많이 생산돼 지속 성장이 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번 서비스는 미국 유료 뉴스레터 플랫폼 서브스택(Substack)의 한국 버전이라 할 만하다. 단, 서브스택이 사실상 ‘뉴스레터 온리’ 플랫폼으로 돈 지불 없인 아예 볼 수 없는 ‘하드 페이월’ 방식이라면 블루닷은 포털 검색 등 노출효과를 높이기 위해 뉴스레터와 사이트(개별 도메인)를 함께 제공하고 ‘미터드 페이월’(일정 수까지 무료, 이상 구독 시 지불)로 운영한다. 향후 독자별 이용습관을 머신러닝으로 파악해 유료 구독 전환을 높이는 다이나믹 페이월로 솔루션을 업그레이드한다는 목표다.


지난 10일 ‘박상현의 오터레터(Otter Letter)’를 시작으로 콘텐츠 제공을 시작했다. 5월에 내부 파트너 매체를 먼저 오픈하고 6월부터 협력 크리에이터 매체들의 콘텐츠를 선보이되 1년 내 100개 매체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서브스택에 뉴욕타임스 출신 기자들이 결합하는 것처럼 기존 조직문화와 질서로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는 기자들에게 지속가능한 ‘가상 진지’를 꼭 만들어 드리고 싶다”며 “양대 포털이 구독 플랫폼을 오픈했거나 준비 중인데 지식 크리에이터들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감히 경쟁해보려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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