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이야기 담고, 무연고 죽음 알리고… 눈길 가는 부음 기사들

연합, 일반인 부음에 고인 사진 첨부
비마이너, 무연고자 부고 코너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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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언론사와 기자가 ‘부고’ ‘부음’ 등 누군가의 죽음을 알리는 기사와 관련해 의미 있는 시도를 선보여 주목된다. ‘오비추어리’에만 포함되던 사진을 단순 부고에도 사용하거나 ‘무연고자’의 죽음을 전하는 부고란을 따로 운영하는 방식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이충원 연합뉴스 콘텐츠편집부장은 본래 자신의 업무가 아닌 부고 기사를 작성하고 여기 고인의 사진을 넣고 있다. 통상 언론은 유명인물의 일생과 의미를 정리한 ‘오비추어리’에만 사진을 쓴다. 그는 “유족에게 카카오톡으로 부고가 나간 사실을 알려줄 때 사진이 없으면 ‘연합뉴스 속보’란 이미지가 나타나는데 내용과 맞지 않는다는 생각에 유족이 동의하면 고인의 사진을 넣고 있다. ‘부고는 정성’이란 취지”라며 “젊은 기자들에겐 와닿지 않을 수 있는데 45살을 넘고 보니 ‘누가 돌아가셨다’ 그러면 내 입장을 넣어 생각해보게 되더라. 후배들은 다른 기사 쓰느라 바쁜데 공유를 해주면 낮 동안엔 내가 쓰겠다 해서 하고 있다”고 했다.


‘부고기사 미리쓰기’도 진행 중이다. 시사 월간지에서 다뤘던 인물 중 1940년대생 133명에 대해 ‘사망기사’와 ‘오비추어리’ 중간 쯤 되는 부고를 미리 써놨다. 그는 “요새 돌아가시는 분들은 1970~1980년대 의미 있는 일을 하셨는데 사회가 급속히 변하다보니 잘 기억되지 못한다. 당대 유명 요리사나 만화가, 가수 등에 대해 기록이나 사진이 없는 경우도 있었는데 당시 사회는 정리해둘만한 생이라고 생각지 않았던 것”이라며 “일본 특파원 시절 교도통신 기자들이 유명인들의 부고를 미리 쓴 예정고를 본 적이 있다. 시스템 안에 미리 쓴 오비추어리가 들어와 있다는 건데 내용의 충실성과 더불어 통신사에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해 할 수 있는 걸 하는 것”이라고 했다.


특별히 의미 있는 어떤 생을 제외하고도 그간 언론의 ‘부고’는 생전 사회적 지위나 직업, 직급에 따라 차별의 지점을 안고 있었다. 위 시도는 이를 일부나마 해소하고 그 죽음이 우리 공동체에 남긴 의미와 과제를 다시 짚어보는 시도로서 의미가 있다. 이와 관련해 올해로 창간 11년째를 맞은 진보적 장애인언론 ‘비마이너’는 기성 언론이 잘 다루지 않는 영역에서 벌어진 ‘사회적 죽음’을 지속 전해온 특별한 사례다.

 

 

비마이너는 지난 2019년 1월부터 홈페이지 우측 하단을 통해 ‘무연고자 부고<사진>’를 알리고 있다. 지난 2018년 ‘무연고사’ 연중기획을 계기로 연고자를 찾지 못하거나, 유족이 있더라도 장례비용을 감당치 못하는 이유 등으로 시신 인수가 안 된 무연고 사망자(지난해 2536명)의 소식을 전한다. 부고는 보통 “유○○님(남)은 1951년생으로 서울시 송파구에서 사시다 지난 2021년 4월23일 병원에서 사망하셨습니다. 사인은 폐암입니다” 같은 형태로, 무연고 사망자 장례를 지원하는 비영리단체 ‘나눔과나눔’ 홈페이지에 올라온 내용을 참고한다. 강혜민 비마이너 편집장은 “매년 12월 동짓날 열리는 홈리스 합동 추모제 등에서 유족, 지인, 친구들을 취재하며 돌아가신 분들 생엔 한두 문장으로 압축될 수 없는 서사가 있다고 생각했다. 유명인의 부고는 다루지만 이런 죽음도 이 사회가 알았으면, 기억했으면 하는 고민의 결과”라고 했다. 이어 “‘나눔과나눔’ 홈페이지와 달리 저흰 언론사라 부고가 기사로 등록돼 검색이 되다보니 종종 확인을 부탁하는 연락이 온다. 미약하나마 더 알려져 다행이지만 여전히 서류상 가족이 아니면 장례를 못 치르는 부분 등에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기자 4명으론 장애계 이슈를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벅차 타 언론의 관심을 기대하며 아쉬운 마음에 부고라도 꾸준히 올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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