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 기자회(RSF)가 20일 발표한 ‘2021 세계 언론자유 지수’에서 한국이 지난해와 동일한 42위를 기록했다.
RSF는 “비록 완전하지는 않지만 대한민국은 뉴질랜드(8위), 호주(25위), 대만(43위)과 함께 아시아 태평양 지역 언론 자유의 모델”이라며 “이들 국가들은 전반적으로 언론인들의 임무 수행을 막지 않고, 언론인들이 대중에게 정보를 전달할 때 정부 당국의 주장이 들어가도록 강요하지 않는다. 이러한 모습은 사회적 위기에서 검열이 필수가 아니라는 것과 허위 정보에 대한 최고의 해독제는 저널리즘이라는 것을 재확인시켜 준다”고 밝혔다.
올해 지수를 발표하며 RSF는 전 세계 저널리즘 상황이 크게 악화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확산은 언론인들이 정보에 접근하고 이를 보도하는 것을 가로막는 기제가 됐다고 전했다. RSF는 “조사대상인 180개 영토 및 국가 중 73%에 달하는 곳에서 저널리즘이 심각한 지장을 받거나 언론 자유도가 떨어졌다”며 “특히 아시아와 중동, 유럽의 언론인들이 민감한 내용을 조사하고 보도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수 상으로도 반영됐는데, 코로나19 관련 의료장비 납품 업체의 과다 청구를 폭로했다는 이유로 탐사보도 기자 호프웰 치노노를 체포했던 짐바브웨는 4계단 내려간 130위를 기록했고, 코로나19 사망자 숫자를 축소하기 위해 취재 통제를 강화했던 이란도 1계단 하락한 174위에 머물렀다. 의학적 효능이 입증되지 않은 코로나19 치료제를 홍보했던 브라질과 베네수엘라도 각각 4계단 내려간 111위와 1계단 내려간 148위를 기록했다.
크리스토퍼 들루아르 RSF 사무총장은 “저널리즘은 거짓 정보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백신”이라며 “하지만 불행히도 저널리즘의 생산과 유통이 정치적, 경제적, 기술적, 문화적 요인에 의해 차단되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저널리즘은 거짓 정보 확산에 맞서, 다양한 사실에 기반한 대중의 토론을 보장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경없는 기자회는 2002년부터 매년 180개국을 대상으로 국가와 지역의 언론 자유 수준을 측정하는 언론 자유 지수를 집계하고 있다. 한국은 노무현 정부이던 2006년 31위까지 올랐지만 박근혜 정부였던 2016년엔 70위로 가파르게 떨어져, 2017년까지만 해도 63위에 머물렀다. 그러다 현 정권인 2018년 들어 전년 대비 20계단 상승하며 43위에 오른 데 이어 2019년 41위를 기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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