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6회 이달의 기자상] 쏘카 비협조 초등생 성폭행 사건

구자준 채널A 사회부 기자 / 취재보도1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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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준 채널A 기자

‘견지망월’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달을 가리켰더니 손가락만 본다는 뜻입니다. 저는 목적을 잊은 채 수단에 집착하는 이 ‘견지망월’의 태도가 이번 ‘쏘카 비협조 초등생 성폭행 사건’을 낳았다고 봅니다. 법과 절차를 지키고 따라야 하지만 그건 모두 사람이 살기 위한 수단이지 그 자체로 목적이 될 순 없습니다.


쏘카가 개인정보보호법을 앞세워 피의자의 신원정보 제공을 거부한 사이 만 13세 미만 아동은 범행을 당했습니다. 분명히 막을 수 있었는데, 그 법 때문에 막지 못했습니다. 경찰이 절차를 앞세워 범행 후 사흘이 지나도록 남성을 붙잡지 못하는 동안 피해 아동 부모의 속은 타들어갔습니다. 더 빨리 잡을 수 있었는데, 그 절차 때문에 하지 못했습니다.
쏘카도, 경찰도, 피해 아동 부모에게 한 말은 모두 “어쩔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무엇이 어쩔 수 없는 걸까요. 법과 절차가 존재하는 이유를 생각해봤다면, 창자가 끊어지는 고통을 겪고 있는 부모에게 어쩔 수 없단 말을 하진 못했을 겁니다. 이번 사건이 단지 쏘카라는 한 업체나 개인정보보호법이라는 한 분야에 국한되지 않길 바랍니다. 날마다 늘어나는 규제와 절차에 휩쓸려 본질을 잊고 살진 않는지, 우리 스스로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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