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6회 이달의 기자상] '새끼 오징어' 불법 아니라며 판 이마트

전재욱 이데일리 소비자생활부 기자 / 경제보도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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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욱 이데일리 기자

동네 횟집에서 만난 오징어는 주먹만 했습니다. 누가 봐도 어미를 잃은 새끼였습니다. 며칠 전 밥 먹다가 본 녀석과 또래쯤 됐습니다. 문뜩 든 생각입니다. ‘이렇게 작은 걸 왜 먹지.’


취재해 보니 새끼 오징어를 잡고, 팔고, 먹는 일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었습니다. 가장 문제는 우리가 먹는 게 무엇인지 모르는 점이었습니다.


소비자의 무지는 죄가 아니었습니다. 총알 오징어라는 별칭을 붙여 눈과 귀를 가린 어민의 욕심과 상인의 상술 탓이 컸습니다. 제도의 불비는 이 현상을 묵인했습니다.


잡지 않는 게 최선인데, 어려우면 안 팔고 안 먹으면 됩니다. 기사는 소비자를 주체로 내세워 총알 오징어에 방탄조끼를 입히고자 했습니다. 우리가 움직이자 유통사가 호응하고, 제도가 따라왔습니다.


다행히 새끼 오징어를 왜 살려야 하는지에 의문을 갖는 독자는 없었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아는 것은 있기 마련입니다. 기자가 소속한 부서는 이렇습니다. 모두의 공감을 외면하지 않습니다. 새끼 생선이 수난당하지 않도록 더 애쓰겠습니다.


그간 취재를 응원해준 가족과 정인, 그리고 데스크 이하 소비자생활부 동료에게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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