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은 줄었는데 영업이익은 흑자… 주요 신문사들 '불황형 흑자'

[2020년 신문사 사업보고서 살펴보니]
코로나 긴축경영으로 지출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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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주요 신문사들의 매출은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흑자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긴축경영으로 지출을 줄이면서 나타난 ‘불황형 흑자’다. 한편 지상파 방송사들은 매출이 늘거나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이었고, 영업실적도 전년도와 비교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익] 조선 375억, 동아 92억... 판매비·관리비 감소 등 흑자에 영향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2020년도 전국단위 종합일간지 9개사, 경제지 2개사, 지상파 3사의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니 주요 신문사 매출은 모두 전년 대비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일보가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비교적 선방했을 뿐, 대부분 신문사가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동아일보는 300억원 넘게 매출이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그 결과 신문사 매출 2위 자리를 다시 중앙일보에 내줬다.

 

반면 영업이익은 모두 흑자를 기록했고, 전년 대비 감소 폭도 매출액만큼 크지 않았다. 서울신문, 세계일보, 중앙일보 등은 영업이익이 오히려 늘었고, 특히 2019년도 조사대상 신문사 중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했던 한국일보는 40억원 가까이 영업실적이 개선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나란히 창간 100주년을 맞았던 동아일보와 조선일보의 성과도 눈에 띈다. 동아는 92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전년도(46억원)의 2배를 기록했고, 조선일보도 375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전년 대비 74억원을 늘렸다. 한국경제신문은 버스광고 등이 줄어 영업이익이 반 토막이 났음에도 115억원으로 세 자릿수 흑자를 기록했다.

지상파 3사, 매출·영업익 늘었지만... 신문과 마찬가지로 제작비 축소 영향

지상파 3사는 매출도 늘고 영업이익도 늘었다. KBS가 1조 3622억원으로 전년과 같은 수준의 매출을 기록했고, MBC는 전년 대비 340억여원이, SBS는 60억원 이상 늘었다. 영업실적도 호전됐다. KBS는 140억원의 사업적자를 냈으나 적자 규모가 전년 대비 600억원 이상 줄었고, 당기순이익에서도 흑자를 냈다. SBS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7배 이상으로 늘었다. 특히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1000억대 적자가 예상됐던 MBC는 4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4년 만에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3년간 총합 2000억대 적자를 기록한 MBC로선 획기적인 성과다. 코로나19 여파로 사람들이 집에서 TV를 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광고 수익이 일부 회복된 데다, 대표 예능 ‘놀면 뭐하니?’가 단일 프로그램으로 200억대 광고 수익을 창출하며 선전한 결과이기도 하다.

 

하지만 마냥 반길 만한 성적은 아니다. 지상파의 이런 영업이익 증가에는 방송제작비 축소가 큰 영향을 미쳤다. SBS 방송제작비는 전년 대비 170억원 줄었고, KBS와 MBC는 500억원 이상이 줄었다. MBC는 지난해 경쟁력 없는 프로그램 폐지와 편성 효율화 등으로 제작비를 아꼈고, KBS는 2019년 7월 비상경영을 시행하며 2023년까지 연간 600억원 규모의 비용 절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여기에 도쿄 올림픽 개막 연기, 해외 출장·연수 감소 등으로 지출이 줄어든 영향도 있다. 코로나19 이후에도 흑자 행진을 이어가려면 콘텐츠 경쟁력을 높이는 게 필수이며, 긴축경영은 이의 해답이 될 수 없다.


신문사 역시 지난해 판매비와 관리비가 감소한 덕분에 흑자를 낼 수 있었지만, 지출을 줄여서 흑자를 만드는 구조를 언제까지고 유지할 순 없다. 한겨레 사업보고서에서 “경기에 민감한 광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하며, 새로운 수익원을 개발하는 일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고 지적한 이유다. 중앙일보도 “수주 인쇄 매출과 OOH(옥외광고) 매출확대 등 수익선 다변화”를 영업수익성 성장의 원인으로 꼽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디지털 분야에서 수익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박성제 MBC 사장은 지난 2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유튜브에서만 연 수백억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겨레는 지난해 매출이 신문, 출판, 문화사업수익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감소했는데, 디지털 매출액은 전년 대비 3억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경향신문도 신문은 물론 임대 매출까지 모두 줄었는데, 온라인 매출은 전년 대비 7억원이 늘어 선전했다.


김고은 기자 nowar@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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