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보직자 10% 이상 감축 등 전면 조직개편

초안보다 감축 대상·범위 줄어들어
반발 줄었지만 일부선 반대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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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가 보직 인사를 10% 이상 줄여 조직을 슬림화하고 인건비를 절감하는 것을 목표로 조직개편을 단행한다. KBS는 지난 24일 이사회에서 직제규정 개정안이 의결됨에 따라 4월5일자로 시행될 인사를 29일부터 시작했다. 제작1본부 시사교양1국장에 대해선 이미 임명 동의 투표가 공고된 상태이며, 4월7일 재·보궐선거가 끝난 뒤엔 보도국장에 해당하는 통합뉴스룸국장과 이하 부장·팀장 인사까지 대대적인 변화가 있을 예정이다.


이번 조직개편은 KBS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준비해온 직무 재설계를 반영한 결과다. 애초 초안은 5년 이내에 약 1000명의 인원을 감축한다는 게 골자였으나, 내부 반발에 사측이 한발 물러서면서 감축 대상과 범위, 규모는 줄었다. 대신 보직 인사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본사 기준 556개인 국·부·팀장급 보직이 491개로 11.7% 줄어든다. KBS는 “내부를 슬림화하고 내·외부 파트너십은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KBS는 또 이번 조직개편을 “지상파 중심 선형조직에서 디지털형 비(非)선형조직으로의 전환”으로 설명했다. “TV와 디지털을 아우르는 멀티 플랫포밍(multi-platforming) 편성조직을 통해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 한다”는 것이다. 보도본부의 경우 디지털 직무를 모든 부서에 명기하고, 24시간 뉴스 스트리밍 채널을 안착시킨다는 목표를 세웠다. 재난미디어센터도 신설된다. 현재 부장급인 재난방송센터를 국장급 조직으로 확대하고 인력도 보강키로 했다.


양승동 KBS 사장은 지난 24일 KBS 이사회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 속, KBS가 국민 눈높이에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는 상황에서 (조직개편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밝히며 “첫 번째로 공영방송의 핵심 업무인 디지털과 재난방송 등의 강화 그리고 두 번째로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미래 공영방송의 모델에 대해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직개편의 뼈대가 된 직무 재설계 안이 의견수렴 과정에서 상당 부분 조정됨에 따라 내부 반발도 수그러든 편이다. 그러나 스포츠국 등 일부 국·부 구성원들 사이에선 본부장 퇴진 요구가 나올 정도로 반대 목소리가 거세다. 스포츠국 구성원들은 “스포츠 콘텐츠의 힘과 사업적 이해를 포기해선 안 된다”며 스포츠국 축소에 반대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단순히 부서 통폐합, 팀 축소 차원을 넘어서 스포츠가 “공적 책무를 수행하는 공영방송의 핵심 콘텐츠”라는 인식이 부족하다는 데 따른 불만이다. 앞서 MBC가 스포츠 중계업무를 자회사로 이관한 데 따른 불안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도 보인다.


보직자 수가 10% 이상 줄어듦에 따라 기존 보직자 출신의 인력 재배치 과정에서 파열음이 나올 수도 있다. 이에 관해 양승동 사장은 “회사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서는 감내해야 하는 진통”이라고 말한 바 있다. KBS 한 관계자는 “고참 기자들의 전문성을 살리면서 스스로 자긍심도 높이고 그만한 대우도 해주는 제도적 지원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고은 기자 nowar@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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