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다음 뉴스에 특정 언론사를 제외할 수 있는 기능이 포함됐다. 일종의 ‘언론사 거부권’을 준 변화는 이용자 선택 폭을 넓혔다는 의미를 지닌다. 다만 포털 전반에서 우리 사회의 확증편향이 강화될 조치가 계속 나타나는 덴 우려가 남는다.
다음은 지난 23일 공지를 통해 “많은 이용자 분들이 요청주셨던 ‘언론사 선택 기능’을 제공한다”며 “모바일 다음 첫 화면 뉴스탭에 보이는 뉴스의 언론사를 직접 설정하실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현재 다음 모바일에 제공된 기사제목 우측 상단엔 ‘언론사 선택 기능’ 표시가 생겼다. 로그인 상태로 클릭 시 “이제부터 OOO 콘텐츠를 모바일 다음 첫 화면 뉴스탭에서 제외하시겠습니까?”라는 안내 팝업이 뜬다. 다음은 ‘10개 이상 언론사를 제외하면 첫 화면에 노출할 기사가 부족하다는 알림이 뜨고 제외한 언론사 뉴스가 뜰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포털의 뉴스 제공에 이용자의 선택지를 넓혔다는 의미가 있다. 이용자로선 더 맞춤화된 뉴스를 추천받고 언론사로선 기사 품질관리에 더 신경 쓸 수 있는 변화다. 언론계 한 관계자는 “독자들이 뉴스 품질 평가를 해서 추천받는 뉴스 목록을 관리할 수 있는 ‘독자에 의한 통제 방식’, 독자 시그널을 반영키 위해 ‘알고리즘을 열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했다.
하지만 이 변화는 ‘확증편향’과 같은 사회적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는 방향이기도 하다. 이미 네이버는 원하는 언론사를 구독하는 방식으로 뉴스를 제공해왔고, 다음은 앞서 구글 뉴스에 이어 원치 않는 언론사를 거를 수 있도록 했다. ‘포지티브’냐 ‘네거티브’냐 방식과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양대 포털 뉴스의 제공방식은 ‘반대 성향에 대한 비노출’이란 점에선 동일하다. 특정 언론에 대한 선택과 배제가 매체 성향에 대한 사전 판단으로 다수 이뤄진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진보 성향의 이용자에게 보수 뉴스가 안 보이는 게 공동체에 도움이 되는지, 기자나 기사 단위가 아닌 언론사 단위로 노출여부를 선택토록 한 게 최선이었는지, “포털이 우리 사회 문제를 더 반영할 순 없었는지” 우려가 남는다.
김위근 한국언론진흥재단 책임연구위원은 “근본적으로 네이버와 다음의 방식에 큰 차이는 없다고 본다”면서 “한 사회 시민으로서 알아야 할 뉴스를 100% 알고리즘으로 추천하는 건 맞지 않고 일정 부분이라도 사람이 편집해야 하는데 논란이 있지 않나. 결국 포털이 스스로를 미디어 기업이 아니라 플랫폼으로 보려는 과정에서 불거지는 문제”라고 했다.
최승영 기자 sychoi@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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