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매체와 지역 언론에서 기자를 직접 양성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주목된다.
탐사전문매체 셜록은 지난 3일 공지를 통해 앞으로 공개채용으로 기자를 뽑지 않고 “이전의 교육생과 유러스 멤버 중에서만 기자를 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통상 ‘서류-필기-면접’의 선발 절차 대신 자체 ‘유러스 프로그램’을 운영해 기자를 직접 키우고 채용까지 하겠다는 것. 박상규 셜록 대표는 “경력기자는 직무수행 능력은 있지만 가치관 공유가 안 되면 갈등이 생길 수 있어 신입채용으로 가닥을 잡았고 단순 공채는 구시대적으로 봤다”며 “기자로서 역량보다 중요한 건 셜록의 철학과 가치관에 대한 공유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해외 명문 프로축구팀의 유소년 육성 제도에서 영감을 얻은 프로그램은 1기로 3명을 선발, 3월 초부터 교육을 진행 중이다. 인턴계약을 맺어 월급도 지불한다. 통상 채용연계형 인턴 선발과는 교육내용과 이후 관계유지 측면에서 다르다. 박 대표는 “탐사매체라 단순 보도가 아닌 문제해결을, 스토리텔링을 강조한다”면서 “대학교 3,4학년들인데 프로그램 이후에도 취재 등으로 길게 관계를 이어가려 한다”고 했다. 이어 “‘사회에 나올 때면 다 채용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지만 우리 입장에선 열심히 잘 해야 하지 않겠나. 멤버들도 막상 해보고 생각이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커뮤니티 저널리즘’의 대표 주자라 할 옥천신문 역시 지난 2019년부터 ‘옥천저널리즘스쿨’을 운영, 기자를 직접 양성하는 곳이다. 2주간 지역 기자를 경험하는 서울특별시 청년허브의 ‘별의별 이주기자’ 프로그램을 확대, 연중 운영되는 저널리즘스쿨을 꾸렸다. 현재 지역신문 체험 프로그램을 수시 실시하고, 언론인 지망생들이 지역언론 인턴으로 교육받으며 일하는 프로그램을 6개월 단위로 운영한다. 비용은 모두 무료이며 인턴은 월급을 받는다. 조건은 교육기간 옥천에 살아야 한다는 것 정도다.
학교를 꾸린 이유는 “지역언론인을 꿈꾸는 청년들을 길러내 민들레 홀씨처럼 전국에 흩뿌려 보”기 위해서다. 2019년 18명, 2020년 20명이 거쳐 갔으며 올해도 8명이 교육을 받고 있다. 실제 옥천신문 기자로 채용된 사례도 있다. 황민호 옥천신문 상임이사는 “서울의 언론지망생 교육기관이 입사를 위한 사관학교라면 우린 지역 공동체를 몸소 체험하는 그라운드를 제공한다”면서 “방점은 커뮤니티 저널리즘이다. 지역에서 살아가며 직접 취재하고 매주 신문 마감일에 참여시킨다. 피드백을 받고 기명 기사를 내는 과정을 통해 좋은 지역 기자가 많이 나오도록 성장을 돕는 게 목표”라고 했다.
최승영 기자 sychoi@journalist.or.kr
최승영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Copyright @2004 한국기자협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