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페북, 국내서도 뉴스사용료 낼 수 있을까
최근 호주 등서 사용료 강제법 통과
국내선 야당 등 개정안 입법 준비
기업의 뉴스 사용료 지급 의무 등
정부의 분쟁 조정 기능 함께 담아
구글, 페이스북 등 디지털 플랫폼 기업을 상대로 한 뉴스 사용료 부과 요구는 세계적인 흐름이다. 최근 호주에서 이들에 뉴스 사용료를 내도록 강제하는 법안이 통과돼 이목이 쏠린 가운데 국내에서도 관련 법안이 입법 예정이어서 현실화 가능성이 주목된다.
올해 들어 구글과 페이스북은 세계 여러 미디어 기업, 언론단체와 잇달아 뉴스 사용료 계약을 체결했다. 구글은 지난달 호주 대형 미디어 기업인 뉴스코퍼레이션, 세븐웨스트미디어, 나인엔터테인먼트 등과 계약을 맺고 향후 3년간 뉴스 사용료를 지급하기로 했다. 같은 달 프랑스 신문협회 격인 뉴스정보제공자연합에도 사용료를 내기로 계약했다. 계약에 따라 언론사들이 받는 사용료는 구글이 지난해 10월 출시한 뉴스 앱 ‘쇼케이스’에 콘텐츠를 제공하는 대가다. 국내 포털이 언론사들에 지급하는 전재료와 유사한 개념이다. 페이스북도 이달 호주에서 뉴스코퍼레이션과 뉴스 사용료 지급 계약을 맺었고, 호주의 다른 미디어 기업과도 협상하고 있다.
각국 정부 차원의 뉴스 사용료 지급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호주는 지난달 세계 최초로 구글과 페이스북 등 거대 플랫폼에 뉴스 사용료를 매기는 법을 제정했다. 이 법은 플랫폼 기업이 뉴스 제공자인 언론사와 콘텐츠 사용료를 협상하도록 하고, 협상이 실패하면 정부가 나서 중재한다는 규정을 담았다. 플랫폼사가 뉴스 알고리즘을 변경하면 의무적으로 공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법안 통과 당일 조시 프라이든버그 호주 재무장관은 “이 법은 미디어 기업이 생산하는 콘텐츠가 공정한 보상을 받도록 보장하고 호주에서 공익 저널리즘을 지속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연합(EU)과 영국, 캐나다, 국내에서도 호주와 비슷한 법률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플랫폼 기업의 뉴스 사용료 지급 의무규정을 신설하고, 이에 관한 분쟁이 발생하면 문화체육관광부가 조정하는 내용을 담은 저작권법·신문법 개정안 입법을 준비 중이다.
김영식 의원은 “플랫폼 기업들은 사람을 모이게 하는 수단으로 뉴스를 쓰고 있다. 발의 예정인 개정안은 언론사를 활용한 대가를 지불하라는 취지”라며 “여야 의원들께 공동발의 도장을 받고 있다. 유럽 국가에서도 연락이 와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로선 향후 관련 법안이 제정되더라도 호주 사례를 국내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진 미지수다. 당장 호주와 국내 미디어 환경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영어를 쓰는 호주와 달리 국내 언론사는 한글로 뉴스를 생산해 시장 자체가 작다. 뉴스 유통도 국내 플랫폼인 네이버와 카카오 중심으로 돌아가는 데다 두 포털사는 이미 뉴스 사용료 개념의 전재료·광고료를 언론사들에 지급하고 있다. 반면 호주 검색시장에서 구글은 점유율 95%를 차지한다.
김익현 지디넷코리아 미디어연구소장은 “구글과 페이스북이 호주 정부, 미디어 기업과 협상하는 과정이 수월하지 않았다. 시장 규모를 고려할 때 호주를 무시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며 “우리나라는 시장이 작고, 기사를 공유할 때도 포털에 인링크된 주소를 사용하기 때문에 (뉴스 사용료 부과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달아 기자 bliss@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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