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닿기만 해도 바라만 봐도 감염된다.’ ‘독감 백신이 코로나19 감염 위험 높인다.’ 누가 봐도 믿기 어려운 이런 코로나19 허위정보는 명확한 출처 없이 돌아다니는 SNS 글과 정치적·경제적인 목적을 노린 유명인들의 주장에 실려 퍼져나갔다. YTN 팩트체크 코너 ‘팩트와이’를 담당하는 YTN 기획탐사팀은 이런 코로나19 허위정보를 하나하나 검증해나갔다. 지난해 1월부터 현재까지(23일 기준) 기획탐사팀이 다룬 코로나19 관련 허위정보 검증 보도는 36건. 지난 1년간 이어진 YTN의 코로나19 팩트체크 연속보도는 제4회 ‘한국팩트체크대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 2019년 1월부터 팩트와이를 진행해 온 기획탐사팀이 처음부터 코로나19 팩트체크 연속보도를 계획한 건 아니었다. 1차 집단 감염을 거쳐 전국적인 3차 대유행으로 확진자 수가 늘어날수록 코로나19 관련 허위정보는 그만큼 많아졌다. 실시간으로 나오는 허위정보를 검증하다 보니 팩트체크 보도는 어느덧 30여건이 훌쩍 넘게 됐다. 그렇게 모인 팩트와이 보도들은 독자들이 코로나19 허위정보들을 가려낼 수 있는 지표가 됐다. 기획탐사팀장인 고한석 기자는 “코로나19 초기에는 떠들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비과학적인 음모론이 많았다면, 점차 물건을 팔거나 정치적인 목적의 허위정보가 나오기 시작했다”며 “팩트체크의 궁극적인 목적은 허위정보를 차단하는 것이다. 이번 수상으로 1년 동안 코로나19 검증 보도를 꾸준히 한 점을 인정받아 기쁘지만, 언론의 역할을 제대로 했다는 성취감이 무엇보다 크다”고 말했다.
기획탐사팀은 코로나19 팩트체크를 하면서 사실 검증만큼이나 허위정보가 만들어진 맥락에 주목했다. 취재에 착수해 한 건의 보도물이 나오기까지 통상 일주일이 넘게 걸린 이유다. SNS 글의 작성자, 극우 유튜버 등 최초 허위정보 발화자를 추적해 직접 인터뷰하고, 허위정보의 근거로 나온 보고서와 보고서 각주에 인용된 18개의 해외 학술 논문을 일일이 분석했다. 단순히 사실을 구분하는 것을 넘어 한편의 보도에 기승전결을 만들어 사안을 입체적으로 검증하려고 노력했다. 고 기자는 “매일 팩트체트 코너를 진행하는 타 언론사에 비해 매일, 특정 시간대에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이 없다는 점에서 이런 시도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독감 백신이 코로나19 감염 위험 높인다?>, <‘하얗게 변한 폐’ 공포 부추기는 언론> 보도처럼 언론 보도도 검증 대상이 되기도 했다. “소위 먼저 ‘야마(기사 주제)’를 잡아 기사를 쓰다가 전문가 의견을 완전히 다르게 인용하고, 외국 보고서 하나만 보고 단독을 다는 경우”라고 고 기자는 지적했다.
어느 정도 경험이 쌓였다고 해도 팩트체크 보도는 매번 새롭고, 생소한 분야를 제대로 검증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존재한다. 이슈 중심으로 사안을 따라가다 보니 화제가 덜한 팩트체크 뉴스는 소비 자체가 되지 않는다는 고민도 있다. 다만 ‘사후 보도’로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팩트체크의 한계에 대해선 “오히려 팩트체크를 하다 보면 새로운 사실을 찾아내 단독을 하기도 한다”고 고 기자는 설명했다.
그는 “책 ‘반일 종족주의’ 공동 저자인 이우연씨가 UN 인권이사회에 직접 나가 ‘위안부 강제동원은 없었다’고 발표해 논란이 일었는데 팩트체크 목적으로 유엔 사이트를 찾아보다 일본 극우단체가 금전적 지원을 해 유엔 연설에 이우연씨를 데려간 것을 확인했다”며 “대중의 불신을 잠재우고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기여하는 게 팩트체크 저널리즘이라고 생각한다. 백신 초기 접종 시기인 만큼 앞으로도 코로나19 검증 보도에 주목하면서 LH사태 등의 이슈도 팩트체크를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지은 기자 jeeniep@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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