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사내에 전문기자를 육성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민병우 MBC 보도본부장은 지난 19일 기자협회보와 통화에서 “인력운영과 전문성 배양 차원에서 올해 안에 첫 단계를 밟아 전문기자제를 시작해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방식에 대해 협의를 진행 중이지만 연차, 전문성 등에 따라 ‘예비 전문기자’를 거쳐 ‘전문기자’로 선발하고 보직자에 준하는 대우를 보장하는 방향이 큰 틀이다.
민 본부장은 “한 출입처를 몇 년씩 담당하면 유착 등과는 별개로 깊이 알게 되는 부분이 있는데 (전임 경영진 시기인) 2012년~2017년 사이 공백이 있다보니 현재 MBC 기자들 중에선 한 출입처를 3년 이상 맡아본 경우가 거의 없다”며 “국장, 에디터를 하고 나면 방송을 아예 안하는 일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관리자형 기자와 평생기자형 기자의 두 길을 만드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MBC의 전문기자제는 의사, 변호사 등을 외부에서 영입하는 방식이 아니라 내부 역량을 키워 전문성을 갖춘 기자를 양성하는 방향이다. 민 본부장은 “의사 자격증을 가진 기자가 필요한 거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지만 꼭 바람직하진 않다고 봤다”며 “전문성은 보장되지만 출입처에 쉽게 동화되거나 직업적 편견이 오히려 클 수 있는 만큼 기자의 관점에서 분야 전문가를 잘 모시고 연결할 수 있는 역량이 더 중요하다고 봤다”고 했다. 현재 내부엔 북한전문기자, 기상전문기자, 데이터 전문기자 등이 있지만 MBC는 전문기자 운영과 관련해 ‘영입’과 ‘양성’ 모든 면에서 타 지상파에 비해 소극적인 게 사실이었다.
최근 방송문화진흥회에 보고되는 등 MBC는 전문기자제를 오래지 않아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민 본부장은 “당장 10여명씩 전문기자를 만들긴 어려울 것으로 본다. 다만 복지와 의료 분야가 시급하고 곧 여름이 되면 풍수해가 올 수 있어 환경전문기자 등 급한 부문을 먼저 선발하려고 한다”면서 “전문성을 갖춘 관심 있는 후보자들은 있다고 생각하지만 처우와 관련해 사규를 바꿔야 하는 등 손질할 부분이 있어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최승영 기자 sychoi@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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