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 1대 주주인 기획재정부가 서울신문 지분 매각 절차에 들어간다. 기재부의 서울신문 지분을 서울신문 우리사주조합에 수의계약으로 처분할 수 있다는 법제처의 법령해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한 달여 내 서울신문 지분 공개매각’ 방침을 밝혔던 기재부는 지난해 9월 법제처에 우리사주조합에 수의계약 가능 여부를 묻는 법령해석을 맡긴 바 있다. 이에 법제처는 지난 12일 “국유재산법 시행령 제40조3항19호는 정부출자기업체의 주주 등 출자자에게 해당 기업체의 지분을 매각하는 경우”라며 “수의계약으로 처분할 수 있다”는 답을 내놨다. 서울신문의 지분 구조는 기재부(30.49%), 우리사주조합(29.01%), 호반건설(19.40%), KBS(8.08%) 등이다.

또 국유재산법 40조5항에 있는 ‘우리사주조합원에게 수의계약할 경우 소유한 지분과 취득할 지분의 합계는 지분 총수의 20%를 초과하지 않는다’는 단서 규정에 대해서는 “우리사주조합의 우리사주 취득과 우리사주조합원의 우리사주 취득은 동일하게 볼 수 없다”며 40조 5항의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했다.

기재부는 그동안 법제처의 법령해석이 늦어진 만큼 지분 인수 의사를 밝힌 우리사주조합과 빠른 시일 내 접촉해 매각 절차를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법령에 따라 매각 신청, 지분평가 등 여러 절차가 있다. 우리사주조합에게 매각절차, 시기를 안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자체 법률자문을 받아 수의계약이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오기도 했지만, 40조5항의 단서 적용 여부에 대한 기재부 내부 의견이 달라 나와 법제처에 의뢰하게 됐다”며 “내부 문제 제기가 나온 상태에서 무작정 진행하기엔 큰 금액, 대주주가 바뀌는 사안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짚어봐야 했다”고 말했다.

박록삼 서울신문 우리사주조합장은 “처음 기재부는 서울신문 지분을 정리하겠다며 수의계약도 가능하다고 했으면서 그동안 법제처에서 법령해석이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분 매각을 미뤄왔다. 이제 기재부로선 더이상 미룰 명분이 없다고 보는 게 맞다”며 “기재부가 제안한 지난해 6월 이후 이미 9개월이 넘도록 매각이 지체되며 그동안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다. 이제부터 기재부가 책임감을 갖고 지분 매각 논의를 신속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은 기자 jeeniep@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