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 원전1호기 폐쇄와 관련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검찰이 정부 흔들기에 나섰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대통령의 공약 사항과 국정 과제인 탈원전 정책을 어떻게 검찰이 사법적 판단 대상으로 삼아 수사할 수 있느냐는 것이 그 요지다.
검찰 수사 내용은 비교적 간단하다. 국회의 요청을 받은 감사원이 월성 원전 폐쇄 감사를 하는 과정에서 산업부 공무원 3명이 대량의 자료를 무단으로 삭제한 혐의에 대한 것이다. 피감기관 공무원이 심야에 자료를 대량으로 삭제해 헌법기관인 감사원의 직무 수행을 방해한 행위가 대통령의 공약 이행, 정부 정책 과제 수행과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법무부는 지난해 12월 해당 공무원들이 기소된 뒤에도 공소장을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문제는 주요한 정부 정책과 관련된 공적 사안이고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건이기 때문에 국민의 알 권리가 무엇보다 요구된다. 더욱이 법원 판단이 아직 남아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검찰이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증거와 진술 등을 기초로 작성된 공소장을 통해 지금까지 드러나지 않았던 새로운 사실을 보도하고 검찰 수사의 문제는 없는지 여부를 따져보는 것은 언론의 사회적 책무다.
끝까지 판다팀은 공소장에 나온 530개 삭제파일 목록 전체를 입수한 뒤 다각도로 분석해 보도했다. 하지만 보도 내용 가운데 ‘뽀요이스’로 대표되는 북한 원전 추진 방안 의혹이 정치권 이슈로 떠오르면서 청와대-산업부 사전 교감 의혹, 탈원전 반대 시민단체 등 사찰 의혹 등이 상대적으로 가려진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취재팀은 관련 사안에 대해서도 꾸준히 취재를 이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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