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이 회사 대표라고? 취재는 짧은 질문에서 시작했습니다.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은 일진금속 공동대표입니다. 휴직 상태라 겸직 금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제도적 허점. 강 의원을 추적하게 된 계기였습니다.
강 의원 아들과 부인은 일진금속 자회사 일진단조 공동 최대주주입니다. 매출액 절반 이상이 모기업에서 나왔습니다. 거액의 빚보증도 있었습니다. 아들 회사가 아버지 회사로부터 각종 특혜를 받고 있었던 셈입니다.
재무제표를 꼼꼼히 살펴봤습니다. 어렵다던 회사가 2018년 100억원대 부동산을 매입한 흔적을 찾았습니다. 은행서 84억원, 아버지 회사서 29억원을 빌렸습니다. 자기 돈 한 푼 안 들이고 거액의 토지를 샀습니다.
주소를 수소문했습니다. 부산진해경제특구 근처 땅이었습니다. 강 의원 측은 “공장 지으려고 산 땅”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토지 일부를 사고팔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처음부터 공장 건설이 불가능한 ‘항만 배후 부지’로 확인됐습니다. 강 의원 대표 발의 법안도 모두 조사했습니다. 자녀가 대주주인 회사에 주주인 부모가 돈을 줘도, 증여세를 안 내게끔 하는 법안이 눈에 띄었습니다. 강 의원 가족이 직접 수혜를 보는 법안이었습니다.
공익사업 목적 토지 수용 시 양도세를 전액 면제해주자는 법안도 있었습니다. 강 의원은 지역구 내 공원 예정 부지를 소유 중입니다. 지자체와 보상 협의 중인 땅입니다. 본인이 직접 이익을 보게 만드는 법안을 딱 맞춰서 대표 발의한 겁니다. 앞으로도 취재팀은 부당한 ‘부의 대물림’을 막기 위한 취재를 계속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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