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을 축하하는 카카오톡을 많이 받았다. 화상회의 앱 ‘줌’으로 축하해준 동료들도 있었다. 헤어질 때는 “카톡하자”고 인사했다. 정보기술(IT) 서비스는 이처럼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사람의 생활이 된다.
그래서 IT는 재미있지만 어렵다. 삶에 깊숙이 스며드는데, 문제와 부작용은 파헤치기 까다롭다. 컴퓨터 언어를 배운 적 없는 기자 입장에서는 더 그렇다.
인공지능(AI) 챗봇 ‘이루다’가 성적 도구 취급을 당한다는 제보를 받았을 때도 보도 방향을 정하기가 어려웠다. 이루다를 희롱하는 집단을 단순히 조명하면 자극적으로 조회수만 끌 터였다. 그렇다고 이루다가 ‘피해를 입었다’고 접근하면 설익은 기계권 논쟁에 빠질 우려가 있었다.
이광석 교수님, 손희정 교수님에게 감사하다. 두 분과 긴 얘기를 나눈 덕에, 당장 눈 앞의 현상에서 한 발 떨어져 우리 사회 전반에 ‘AI 윤리’가 부족하다는 논의로 이끌 수 있었다.
윤김지영 교수님에게도 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교수님이 아니었다면 AI를 향한 성 착취와 현실의 여성혐오 사이의 연결고리를 보지 못했을 것이다.
아직 기자로서 경험이 많지 않은데도 소신 있게 보도할 수 있도록 믿어주신 서한기 부장과 이성한 국장께도 감사하다. 격려와 조언에 용기를 얻었다. 함께 고민하고 보도한 타사 기자들에게도 고개 숙여 고마움을 전한다.
누구보다 감사한 분들은 제보해주신 시민들이다. 제보자분들의 용기가 다른 시민들의 개인정보 권리 증진으로 이어질 거라고 믿는다. 개인정보 침해 집단소송과 관련 법·제도 손질 과정을 앞으로도 꼼꼼히 챙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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