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의 광고결합판매제도 개편을 두고 CBS와 BBS불교방송 등 중소방송사를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나오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CBS지부는 지난달 24일 성명을 내고 “결합판매제도 폐지를 전제로, 주요 방송사들의 광고영업을 자유롭게 하는 것에 방점이 있을 뿐, 중소방송 및 지역방송들의 생존에 대한 대안적 논의는 우선순위에서 배제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정부가 지상파 CBS의 보도와 뉴스시사프로그램의 공적가치를 단지 종교 교단 재원에 의해 유지되는 특수방송으로 한정해 유도하려는 이유는 대체 무엇인가”라고도 지적했다.
앞서 방통위는 “방송의 공공성과 지역의 균형발전이라는 대원칙 하에 결합판매제도를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지상파3사의 광고판매 시 지역·중소방송사 광고를 함께 판매해 지원토록 한 제도의 실효성이 사라진 만큼 이를 폐지하고 대신 별도의 공적재원을 투입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향후 헌법재판소 판결이 ‘합헌’으로 나와도 단계적 일몰 방식을 적용하겠다는 방침도 드러냈다.
반발이 나오는 방송사들은 개편 시 수입 급감이 예상되는 곳이다. 특히 공익성 측면에서 저평가돼 추가 재원 투입 역시 불확실한 소위 ‘종교방송’이다. 실제 CBS 노조가 파악한 정부의 미디어발전TF 보고서에 따르면 제도 개편 후 특수목적 방송이라 할 종교방송(CBS, 불교방송, 평화방송, 극동방송, 원음방송) 및 교통방송, 영어방송은 각 종교방송의 교단이나 종단, 지자체 및 관련 부처에서 지원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지원체계가 재설정된다. 교단 등의 출연금과 방발기금을 매칭펀드 방식으로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지역MBC와 지역민방 등에 전파료와 광고판매 지원 등을 하는 방안과 비교된다.
박재홍 전국언론노조 CBS지부장은 “13개 지역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고, 새벽·심야시간을 빼면 공영방송과 다를 바 없는데도 특수방송으로 묶이며 뉴스 매체로서, 공적가치와 역할을 폄훼당하고 있다”며 “우선순위가 아닐지언정 중소방송의 공적가치를 인정하는 전제가 흔들려선 안 된다”고 했다. 이어 “코바코를 통한 재원이 300억원이 넘었는데 근 5년만에 190억원대로 줄었다. 이 제도마저 없어지면 생존 자체가 어려울 것이란 판단”이라며 “종교 교단이 재정에 기여하는 구조가 아닌데 지원을 유도한다는 건 사정을 모르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백상준 언론노조 BBS불교방송지부장은 “전국 네트워크를 갖추고 지상파로서 공적기능을 하고 있는데 전혀 고려치 않고 있다. 언론노조 차원에서 강력한 대응을 촉구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종단으로부터 지원이 거의 없고, 광고도 바닥을 쳐 월 1만원씩 후원회원을 모집해 충당하고 있는데 이것마저 사라진다면 문 닫으란 얘기”라며 “종단이 지원한다 해도 기자들이 눈치를 보게 되면 공공성이 훼손될 수 있는 문제”라고 부연했다.
최승영 기자 sychoi@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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