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사회의 출입처 보도 관행엔 늘 비판이 뒤따랐다. 취재 편의를 제공받으면서 출입처에 매몰돼 이면과 너머를 보지 못한다는 지적 등이다. ‘언론개혁’이 화두인 현재도 출입처 제도는 개선하거나 폐지해야 할 ‘문제’로 꼽힌다.
1995년 몇몇 언론사는 지금 들어도 획기적인 출입처 제도 개선 방안을 내놨다. 그해 3월9일 기자협회보는 <출입처 개념 흔들린다> 기사에서 “최근 각 언론사가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함께 팀제를 도입하면서 이른바 출입기자제가 갈수록 퇴색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 일부 신문은 아예 출입처 없이 아이템 위주로 취재활동에 나서는 기획취재팀을 잇달아 신설하는 등 기능별, 주제별, 취재시스템이 점차 확산되어가는 추세”라고 전했다.
기사에 실린 사례는 흥미롭다. 1995년 조선일보는 편집국에 38개 팀을 신설하면서 기자 1인이 한 출입처를 전담하던 관례에서 벗어나 팀별 소속 기자 모두를 해당 취재처에 출입기자로 등록하는 방식으로 취재시스템을 운용했다. 그동안 정치부 기자들이 전담해오던 국회 상임위 등에 해당 팀의 기자를 투입해 전문성을 키우는 등 ‘전방위 출입처 제도’를 강화하기로 했다. 당시 조선일보 사회부장은 “팀제 취재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출입처 개념이 광역화 된 것이 사실”이라며 “해당 기자가 필요하다고 인정될 경우 사회부 기자라도 청와대, 국회 등에 출입하는 방식으로 취재시스템을 전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같은 시기 국민일보도 큰 폭으로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팀제 도입과 기자들의 복수 출입을 확대했다. 특히 지방주재 기자들을 포함해 기자 44명을 기획취재반으로 발령해 출입처나 시의성에 상관없이 심층보도와 기획기사를 담당토록 했다.
국민일보 경제부장은 “서울시 등 그동안 사회부에서 맡아오던 출입처에도 경제부 기자들이 적극 취재에 나서고 있다”며 “팀제 도입의 취지가 영역별 취재를 강화해 기사의 심층성을 강화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는 만큼 각 부서 위주의 출입처 개념은 별반 의미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한계가 뚜렷하다. 기자들의 변화만으로는 이 관행을 깨기 어렵다. 국민일보 경제부장은 “아직까지 출입처의 홍보 관행이 예전과는 별반 달라진 것이 없어 이 같은 복수 출입제도 정착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달아 기자 bliss@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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