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편집국서 종이컵이 사라졌다?

"기사만 쓰는 게 아니라 직접 실천 해보자는 구성원 제안에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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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편집국 구성원들은 지난달부터 편집국 안에서 종이컵 쓰지 않기 캠페인을 실천하고 있다. 지난달 10일 경향신문 사옥 6층 편집국에 있는 정수기, 커피 머신 앞에 종이컵을 비치하지 않는다는 방침이 나왔기 때문이다.

 

지난달 10일 경향신문 편집국 내 종이컵을 비치하지 않는다는 지침이 나왔다. 경향신문 제공

‘종이컵 쓰지 않기’ 지침은 기후변화 문제, 환경 기사만 쓰는 게 아니라 직접 실천을 해보자는 편집국 구성원들의 제안에서 시작했다. 지난해 자신의 일터와 삶에서 기후변화를 직접 목격한 이들의 목소리를 담은 <기후변화의 증인들>을, 지난달에는 <플라스틱 중독사회> 기획 시리즈를 내놓는 등 경향신문은 그동안 환경, 기후변화 문제에도 중점을 두고 있었다.

 

김희연 경향신문 소통·행정 에디터는 “코로나 시대가 되면서 일회용품 소비가 더욱 늘어나고 있는데 기자들도 심각성을 체감하고 있었다”며 “지침을 내리기 전 편집국이 있는 사옥 6층에서 얼마나 종이컵이 버려졌는지 알아봤는데 한해에 수천 개 정도로, 생각했던 것보다 엄청나게 많은 양이었다. 보이면 보이는 대로 또 쓰게 되니 과감히 없애버리자고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당연하듯 정수기 앞에 있던 종이컵 대신에 텀블러, 머그잔을 사용한 지 한 달째, 경향신문 편집국에선 종이컵 쓰지 않기 실천이 일상으로 순조롭게 안착했다. 지난달 15일을 시작으로 <플라스틱 중독사회> 기획 시리즈를 4회로 마무리한 조해람 경향신문 기자는 “편집국 지침이 나오고 기사를 쓰면서 ‘제로 웨이스트’를 시도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플라스틱 줄이기가 어렵고, 대단한 사람들만 한다고 생각하는데 정작 해보니까 그렇게 대단한 결심을 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실천할 수 있구나 깨달았다”며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일회용 컵은 들고 타지 못하는 데 텀블러는 가능하고, 음료의 시원함이 오래 간다는 점에서 오히려 텀블러 사용이 더 편하다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김 에디터는 “캠페인을 시작하면서 사실 불평이 한두 개쯤 나올 수도 있겠구나 싶었는데 아직까지 한 번도 듣지 못했다”며 “편집국뿐만 아니라 다른 부서에도 건의해 지침을 회사 차원으로 확대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지은 기자 jeeniep@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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