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원회가 언론사 간부들의 성향을 조사하고 신문사 내부 동향 파악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이를 최초 보도한 경향신문에 따르면 인수위 사회교육문화분과위의 한 전문위원은 문화관광부(현 문화체육관광부)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주요 언론사 사장, 편집국장, 정치부장, 문화부장 등의 인적 사항과 성향을 정리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조사 항목은 이들의 최근 활동, 생년, 최종 학력(전공), 주요 경력, 성향, 연락처 등 8가지였다.
앞서 문화부가 신문발전위원회에 요구해 제출받은 ‘최근 신문산업 현황’ 자료에는 중앙일간지 10곳의 사업 계획과 함께 내부 정보 동향이 포함됐다.
언론·시민단체들은 일련의 사건을 ‘언론탄압’, ‘정치사찰’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기자협회 등 48개 언론단체로 구성된 언론개혁시민연대는 인수위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수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기자협회보는 그해 1월16일자 1면 머리기사로 언론계의 비판 목소리를 전했다. 같은 면에 실은 ‘우리의 주장’(사설)에선 “이명박 당선인은 이를(성향·동향 파악) ‘옥에 티’라고 했으나 오히려 향후 언론정책의 몸통이 아닌지 의심이 간다”고 했다.
안타깝게도 우려는 현실이 됐다. 기자협회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 직후 발표한 특별성명에서 이명박 정부 5년을 이렇게 평가했다.
“우리 사회 각 분야가 증오와 혼돈에 빠져있다. 그 가운데서도 언론계는 지난 정권 5년 동안 가장 갈기갈기 찢긴 곳이라는 데 평가가 크게 다르지 않다. 권력의 부질없는 탐욕 때문에 어제까지도 동고동락하던 언론계 선후배와 동료들이 원수처럼 갈라져 피눈물을 흘려야 했던 다섯 해였다.”
2021년 1월 기자협회를 포함한 6개 언론단체는 문재인 정부에 언론개혁 정책 공약을 시급히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임기 4년이 지났지만 현 정부가 약속한 언론개혁은 시작조차 못 했다는 지적이었다. 기자협회는 문재인 정부 5년을 어떻게 평가하게 될까. 이제 1년밖에 남지 않았다.
김달아 기자 bliss@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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