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뉴스데스크, 더 늦고 길게... 프로그램 수 줄여 비용절감 복안

[지상파 3사 뉴스 개편, 속내는 제각각] MBC, 경영진의 적자 고심 흔적 엿보여

  • 페이스북
  • 트위치

MBC가 메인뉴스 ‘뉴스데스크’의 시작시간을 8시로 되돌리고 길이를 늘리는 뉴스개편을 단행했다. 평일 프라임타임대 슬롯 감축을 통한 비용절감이 핵심이었던 만큼 적자에 고심하는 경영진의 고민이 엿보인다.


MBC는 29일 뉴스데스크 시작시간을 기존 오후 7시30분에서 7시55분으로 되돌렸다. 뉴스시간을 당긴 지난해 3월 와이드편성 시 85분이었다가 서서히 줄어 80분이 된 뉴스 길이 역시 86분으로 늘렸다. 뉴스 구성도 당일 스트레이트 위주의 1부, 오후 8시50분 시작되는 심층기획물 중심의 2부로 나뉘었다.



개편의 직접적인 원인엔 MBC의 경영상황이 있다. 이에 편성전략은 시청률이 좋지 않은 평일 메인뉴스 이후 시간대 프로그램 슬롯을 줄여 제작비를 아끼고 비용을 감축하는 게 핵심이었다. 최근 상승 추세에 있는 뉴스는 심야 드라마 시간대까지 편성표를 채워주는 역할을 맡았다.


이근행 MBC 편성본부장은 “핵심은 뉴스데스크와 드라마 슬롯변화다. 프라임타임대 슬롯의 효율성을 기하자는 차원에서 ‘슬롯 다이어트’를 하고 개별 콘텐츠 경쟁력을 키우자는 것”이라며 “예능 3개와 시사교양 1개 프로그램을 폐지하는 등 지난 5월 말부터 두 차례 개편으로 올해 약 95억원의 제작비를 절감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개편 후 첫 뉴스데스크에서 <이라크 건설현장 한국인 직원사망...“코로나 의심”>등 단독보도를 내놓고, 기획보도 ‘사람이 또’를 통해 노동현장에 주목한 점은 괄목할 만하다. 특히 2부엔 호흡이 긴 보도에 더해 ‘팩트의 무게’ ‘정치적 참견시점’ ‘정치원샷’ 코너도 배치했다.  그간 뉴스데스크에 집중하며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아침뉴스 ‘뉴스투데이’를 강화한 것도 호평 받을 만하다. 다만 뉴스시간 확대, 심층보도물 증가와 맞물려 보도국은 업무 과부하와 인력부족 문제를 더욱 겪을 수밖에 없다.


MBC 한 기자는 “이미 주 52시간에 근접하거나 꽉 채워 일하는 인력이 상당한데 더 악화될 게 자명하다”며 “심층기획을 통한 좋은 보도를 기대하지만 부족한 인력으로 얼마나 버틸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기자는 “시간대 상 KBS와 경쟁하는 2부보다 1부 시청률이 높을 가능성이 크다. 광고영업 등도 1부에 집중하지 않을까 싶은데 결국 안 보는 시간대에 심층물이 나가면서 ‘버리는 카드인가’란 생각도 든다”며 “‘이 시간대 심층을 한다’는 시청패턴을 만들려 하지만 앞서 여러 심층 코너가 유야무야된 것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 본다”고 했다.


민병우 MBC 보도본부장은 “업무배제 됐던 경력기자들을 국제부나 수도권 메트로라이프팀에 넣고, 주말 뉴스데스크와 뉴스투데이 시간을 줄여 주중 인력을 보강하는 등 기자들의 여력을 만들고 있지만 인력문제를 단기간에 해결하긴 쉽지 않다”며 “장기적으론 가을쯤부터 신입사원 수급 계획을 고민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어 “KBS와 시청층이 많이 겹치진 않는다고 보고, 제대로 하려면 단기간 시청률 하락은 감수할 필요가 있으리라 본다. 이후 생길 고정 시청층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부연했다.


최승영 기자 sychoi@journalist.or.kr

최승영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