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매체 '신 르네상스' 꿈꾸며… 2009년 베를리너판 도입했던 중앙일보

[저널리즘 타임머신] (11) 기자협회보 2009년 3월 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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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가 (2009년 3월) 16일 ‘베를리너판’(323mmX470mm)으로 첫 선을 보였다. (...) ‘신뢰·독자 밑에서, 뉴스 위에서’를 기치로 잡았다. 판 변화를 단순히 ‘틀’ 변화가 아닌 ‘콘텐트’의 전면적인 혁신의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다. 특히 중앙은 이번 변화를 신문업계의 ‘파워 게임’이 아닌, 침체된 신문시장 발전에 기틀이 돼 인쇄매체의 ‘신(新)르네상스’를 이끌겠다는 포부다.”

지금은 익숙해진 중앙일보의 베를리너판형. 11년 전 도입 때만 해도 혁신이라는 평가와 우려가 공존했다. 기자협회보 2009년 3월18일자는 중앙일보 판형 변화의 의미를 짚고 전문가 전망을 전했다. 또 판형 변화를 총괄한 ‘신중앙판 추진본부’ 신문혁신TF 팀장인 당시 이하경 편집국장대리 겸 신문혁신에디터와의 인터뷰도 실었다.


기자협회보 보도에 따르면 중앙일보는 판 전환 준비를 2003년 디자인센터 출범과 함께 시작했다. 2008년 1월 이를 본격화하면서 편집국과 논설위원실 간부 67명이 동원돼 각계 전문가를 한 명씩 심층 인터뷰했다. 독자·비독자 600명과 내부 구성원 300명의 의견도 수렴해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이에 중앙일보는 250억원을 투입해 베를리너판 윤전기를 들여왔고 2009년 3월16일 새 판형으로 처음 발행했다.



기자협회보는 중앙일보의 판 변화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그동안 공급자 위주의 ‘셀러마켓’에서 과감히 탈피, 독자 중심의 신문 제작을 선포한 것”, “독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탄력적으로 반영·운영하겠다는 방증” 등으로 평가했다.


이 기사에서 정진석 한국외대 명예교수도 “독자 입장에선 익숙하지 않고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면서도 “세계적인 추세나 매체 발달 과정을 보면 판 변화는 필수적이고 다양한 편집을 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밝혔다.


지면 크기가 작아져 광고 수주에 불리할 것이란 우려에 대해 이하경 에디터는 당시 인터뷰에서 “(여론조사 결과) 광고 인지율의 경우 베를리너판은 52.9%인 반면 기존 대판은 43.9%에 불과했다”며 “광고 혼잡도는 낮아지고 주목도는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중앙은 한국 신문의 역사를 바꿔온 트렌드 세터, 혁신 리더였다”며 “과거의 시도(가로쓰기, 한글전용, 섹션신설 등)가 주로 하드웨어 측면에서 이뤄졌다면 이번에는 콘텐트까지 혁신한다는 점에서 차원이 다르고 상당한 파괴력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앙일보가 베를리너판을 도입한 것은 신문 지면의 가독성·편의성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시간이 흘러 지하철에서 신문지를 편 모습을 보기 어려운 요즘, 중앙일보는 지면을 벗어나 ‘디지털’로 또 한 번의 ‘혁신’을 하는 중이다.


김달아 기자 bliss@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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