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이 오보를 스스로 고백하는 자체 옴부즈만면을 격주로 운영키로 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외부 인사가 아닌 편집국 간부가 오보를 분석하는 기사를 싣는 건 한국언론 사상 경향이 처음이다.
경향은 격주 월요일, 24면에 자사 기사에 대한 오보 여부를 분석한 기사를 원고지 10~12매 분량 정도 실을 방침이다.
출처와 근거가 부족한 기사, 부적절한 표현과 흐름이 잘못된 보도, 잘못된 제목 등이 대상이다. 조호연 편집국 사회에디터가 전담한다.
사실 관계가 틀린 기사는 기본이고 뉴스의 가치 판단을 잘못해 방향을 잘못 제시한 기사도 광의의 오보로 지적된다. 독자에게 그릇된 인식을 심어준 기사에 대한 경향의 고해성사로 보면 되는 셈이다. 손석춘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장 등 외부 필진이 참여하는 ‘옴부즈만’ 칼럼은 현행대로 매주 금요일 오피니언면에 실린다.
조 에디터가 생각하는 광의의 오보는 예컨대 이런 것이다. 지난해 5월 22일자 20면 ‘미래 성장 해외에너지 확보에 달렸다’의 경우 우리 기업들의 해외 자원 확보 노력을 기사화하면서 “D인터내셔널도 미얀마에서 가스전 개발에 성공해 매년 수천억원의 배당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런데 D인터내셔널은 국제인권단체들이 ‘추악한 기업명단’에 올린 부도덕한 기업으로, 미얀마 국민을 학살하는데 쓰일 포탄 공장을 불법 수출한 사실이 드러났다. 결과적으로 이 기사는 D인터내셔널의 추악한 이면을 간과하고 해외 자원 개발에 노력하는 애국적 기업으로 잘못 소개했다는 것이 조 에디터의 판단이다.
조 에디터는 “자사 기사가 잘못됐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은 신문사 내부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과 같다”면서 “내부 반발이 있을지라도 독자와의 약속인 만큼 꾸준하게 밀고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앙일보는 지난 2004년부터 4년 연속 ‘바로잡습니다’라는 제목으로 한해 중앙이 게재한 오보와 오보가 나가게 된 배경을 한 면을 털어 소개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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