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기자채용 '서바이벌' 혁신인가, 상업성인가

언론준비생 "선정적 아이템" VS 한경측 "쇼적 요소 전혀 없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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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쓰기 경연으로 수습기자를 뽑는 한국경제의 기자 채용 서바이벌 ‘나는 기자다 2011’에 대한 언론계 안팎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그동안 아나운서 또는 엔터테인먼트기자 선발에 서바이벌을 한 적은 있어도 취재기자를 뽑는 데는 처음이다.

취재·기사쓰기 경연으로 스펙이 아닌 기자에 필요한 역량을 평가할 수 있는 혁신적인 채용방식이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기자채용까지 선정주의와 상업주의로 내몬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한경은 오는 14일부터 인터넷으로 기사를 접수해 본선에 오를 50명을 선발, 다음달 1일부터 3차에 걸쳐 본선 서바이벌을 벌인다. 본선은 온라인 취재경연으로 진행되며 심사위원단의 평가를 거쳐 신문과 방송 부문에서 한 번에 5명씩 탈락한다. 결선에는 신문과 방송 각각 10명이 진출한다. 이들은 한 자리에서 같은 주제를 받아 현장취재와 기사쓰기로 경합을 벌인다. 이 가운데 신문과 방송을 합해 5명 정도가 최종 입상자가 되고, 이들은 수습기자로 입사할 수 있는 기회를 받는다.

한경은 사내 아이디어 공모에서 나온 경연대회 안을 다듬어 이번 채용 서바이벌을 기획했다. 그동안 서류와 필기, 면접으로 이어지는 기존 채용방식이 명문대 졸업자 등 스펙이 좋은 사람에게 유리하기 때문에 과연 올바른 선발방식인지 내부의 의문이 있었다.

특히 노조는 기자로서 문제의식과 취재역량을 평가할 수 있는 채용방식 혁신을 사측에 주문해 왔다. 이런 문제의식이 취재역량만을 직접 평가하는 서바이벌 도입으로 이어졌다. 지원서에도 스펙을 적는 난이 없다.

기자 지망생들은 한경의 서바이벌 채용을 부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동안 준비했던 방식과 다르고 취재와 기사쓰기 외의 다른 능력을 요구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한다. 서울 소재 한 대학교의 언론고시반 반장을 맡고 있는 장모 씨는 “고시반에 있는 기자 지망생 전원이 서바이벌을 반대한다”며 “언론사 홍보나 상업성에 치중한 이런 채용이 확산돼 큰 흐름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국민대 언론정보학과 이창현 교수는 “서바이벌은 공정한 채용보다는 볼거리와 선정주의 아이템”이라며 “이런 것으로 언론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의 덕목을 평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경은 이런 우려에 대해 방송 서바이벌 프로그램 때문에 생긴 오해라고 일축했다. 채용 서바이벌을 책임지고 있는 한경 오현규 논설위원은 “방송 서바이벌에서 보여준 ‘쇼’적인 요소는 전혀 없을 것”이라며 “오로지 기자로서의 역량과 가능성만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호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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