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언론사 뉴스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간 결합 모델이 늘어나고 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활용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정치뉴스로 명성을 구가하는 인터넷 신문 <허핑턴포스트>의 ‘소셜뉴스(social news)'는 지난 16일 공개됐다. <허핑턴포스트>의 간단한 가입절차(이메일 등)를 거친 뒤 페이스북 버튼이나 트위터 버튼을 누르면 뉴스를 각 소셜네트워크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다.
페이스북 계정과 ‘허핑턴포스트’ 연결을 허용할 경우 페이스북의 친구 및 정보를 ‘허핑턴포스트’에 가져올 수 있고, ‘허핑턴포스트’의 콘텐츠를 페이스북 공간(wall)에 게시할 수 있는 형식이다. 물론 스텔스(stealth) 버튼을 누르면 활동상이 노출되지 않는다.
▲ 허핑턴포스트가 소셜네트워크에 대응한 반경과 깊이는 실로 놀랍다. 단지 뉴스룸의 ‘기술’ 수용력이 높다는 접근보다는 이용자 소통에 대한 인식과 태도의 격이 다르다고 봐야 한다. | ||
‘허핑턴포스트’ 댓글도 다양한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와 연계돼 있다. 댓글을 남기고 버튼만 누르면 해당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에 포스팅된다. 특히 아이폰 어플리케이션의 댓글과도 함께 작동한다.
‘허핑턴포스트’는 아이구글(가젯), 야후, 버즈는 물론이고 안드로이드, 블랙베리까지 아우르면서 다양한 이용자들을 만나고 있다. ‘허핑턴포스트’는 어떻게 짧은 시간 안에 이런 대응을 할 수 있었을까? 이와 관련 그레그 콜맨(Greg Coleman)이 명쾌한 답변을 한 바 있다.
“광고주들은 이용자 소통이 활발히 일어나는 공간에 광고를 배치할 필요성을 크게 갖고 있다” 시장내 마케터들의 기호를 잘 헤아린 전략적인 행보라고 할 것이다.
이 결과 올해로 창간 5년째인 ‘허핑턴포스트’는 각종 매체의 뉴스와 블로거들의 글을 모으며 지난해 9월 전통의 명문지 ‘워싱턴포스트’를 순방문자 수에서 앞지르는(835만명 대 812만명) 등 기염을 토하고 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워싱턴포스트’는 비교적 늦은 4월 21일 ‘네트워크뉴스(network news)'란 것을 들고 나왔다. 네트워크뉴스는 페이스북과 연동한 서비스로 ‘워싱턴포스트’ 웹 사이트 기사-블로그, 포토, 댓글 등에 박스가 신설됐다.
박스 내 'Like‘ 버튼을 누르면 숫자가 올라가고 페이스북에 댓글을 함께 올릴 수 있는 창이 뜬다. ‘워싱턴포스트’에서 참여한 이력들이 페이스북 친구들과 서로 공유된다. 이 모든 것을 위해 페이스북에서 몇 가지 간단한 계정 설정을 하면 모든 절차가 끝난다.
▲ 워싱턴포스트(위)와 뉴욕타임스(아래)의 소셜네트워크 연계 툴. | ||
‘뉴욕타임스’가 2008년 6월 선보인 ‘타임스피플(timespeople)’ 역시 뉴스를 중심으로 한 이용자 활동성(activity)에 주목한다.
간단한 가입을 마치면 툴바가 생성되고 함께 참여하는 이용자들의 추천기사를 확인할 수 있다. http://timespeople.nytimes.com/home ‘뉴욕타임스’ 독자와 타임스 뉴스를 위한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인 셈이다.
다만 페이스북, 트위터처럼 직접 ‘친구’를 가질 수는 없다. 뉴욕타임스 독자들의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정도다. 즉, 다른 이용자들이 어떤 뉴스를 즐겨 보았는지 확인할 수 있고 스스로도 다양한 뉴스-아티클, 비디오, 슬라이드쇼, 블로그 포스트, 이용자 댓글, 영화-레스토랑-호텔 순위 등을 공유할 수 있다. 물론 그 모든 활동이력들은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페이스북 연동은 물론이고 기본적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이어가고 있다. 그동안 엄격하고 정제된 서비스에 주력해온 뉴욕타임스가 대중적이고 가벼운 서비스를 확대하는 배경에는 이용자들의 경향을 존중하려는 판단 때문이다.
이렇게 소셜미디어와 공존하려는 실험들은 몇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첫째, 뉴스 유통에 대한 새로운 이해관계가 형성된 것이다. 과거에는 언론사가 포털사이트에 뉴스공급을 하고 나면 그 이후의 문제는 직접 관여하지 않았으나 이제는 유통에 직접 개입하기 시작했다.
그것도 포털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뉴스를 소비하는 소셜네트워크이다. 이를 위해 많은 응용 스포트웨어들이 개발되고 있다.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사이트-뉴스 뷰페이지의 구조를 흔들어야 하는 부담이 있다.
더구나 많은 이용자들의 의견이나 추천들을 수용하려면 뉴스룸의 대담한 포용력이 요구된다. 실제로 이른바 ‘소셜 댓글 서비스’ 툴들이 늘고 있지만 국내 언론사 사이트에서 적용된 사례는 아직까지 없다.
소셜 댓글 툴인 ‘라이브리(Livere)'의 경우 자주 쓰는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아이디로 로그인하면 댓글을 달 수 있다. 물론 멀티 포스팅이 가능하다. 아직 앱스토어에 등록은 되지 않았지만 아이폰 어플리케이션으로 댓글을 달 수 있다.
물론 제한적 본인 확인제 때문에 언론사 뉴스 뷰 페이지에 소셜 댓글 서비스의 장착은 쉽지 않다. 다만 언론사 사이트에 (실명으로) 로그인한 뒤 댓글을 남기면 한번 등록해둔 소셜네트워크의 해당 계정으로 함께 포스팅되거나 언론사 사이트 댓글로는 공개되지 않지만 소셜네트워크로만 포스팅될 수 있는 방식은 가능하다. (이 경우를 채택, 곧 서비스가 되는 곳은 얼마전 제한적 본인 확인제를 거부한 인터넷신문 ‘블로터닷넷’이다.)
이 서비스를 시장에 내놓은 김범진 대표는 “언론사 사이트의 방문자를 늘리고 좋은 기사를 발굴할 수 있다”며 소셜미디어와의 연계고리의 가능성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용자 참여 경험이 늘게 되면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도 형성된다”고 덧붙였다.
둘째, 뉴스와 기술의 결합으로 소셜네트워크와의 접점 형성은 언제든 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뉴스를 만든 생산자인 기자와 이용자간의 활발한 소통을 지속적으로 담보하는 부분이다.
기자들이 이용자의 의견을 수렴하고 뉴스 생산에 반영하는 이 피드백이 언론사와 소셜네트워크 이용자간의 신뢰감을 형성한다. 이 신뢰감은 매체와 기자에 대한 충성도로 다시 열매를 맺는 단초가 된다.
소셜네트워크로 언론사가 진입할 때에는 단지 하드웨어적인 장치를 첨부하는 정도로 그치는 게 아니라 기자들의 직접적 소통까지 담보해야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즉, 기자와 이용자들이 농밀하고 상호적인 소통의 장을 갖게 될수록 뉴스의 가치는 상향된다.
소통을 통해 기자들이 미처 알지 못했던 이용자의 기호를 파악할 수 있고 이것을 뉴스로 제공하게 되면 이용자는 기자의 이름을 기억하며 ‘유대감’을 갖게 된다. 이 유대감은 이용자 평판이 주도하는 네트워크 저널리즘 시대의 핵심적인 키워드다.
많은 전통매체들의 디지털 미디어 전략은 수준 높은 콘텐츠와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는 일이었다. 그러나 이것은 눈에 보이는 것일 뿐 정작 보이지 않는 더 결정적인 전략은 기자들과 이용자들의 상생이라고 할 것이다.
노령의 기자가 새파랗게 젊은 이용자들과 댓글을 교환하거나 페이스북으로 전해진 청소년의 학교 숙제에 대해 기자가 조언해주는 풍경들은 시사하는 바 적지 않다고 본다. 결국 전통매체의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껴안기는 기능적인 측면에만 머물지 않는 데서부터 고안될 때 비로소 새로운 가능성을 찾을 것으로 생각한다.
덧글. 미리 공지된 뉴스상품에 대한 글은 다음 회로 미룹니다.
한국경제신문 최진순 기자 soon69@paran.com / 중앙대 신문방송학부 겸임교수
Copyright @2004 한국기자협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