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올린 낙동강 살리기 사업
제232회 이달의 기자상 지역기획보도 방송부문 / 부산MBC 윤파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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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MBC 윤파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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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1천3백리에 이르는 방대한 구간이 2년 내 완공을 목표로 정비된다. 낙동강은 그 규모만큼이나 4대강 살리기 사업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4대강 사업비의 절반이 넘는 17조원의 예산이 낙동강 살리기 사업에 투입될 계획이다.
하지만 이상할 만큼 어떤 매체에서도 이 사업에 대한 심층적인 보도를 하지 않았다.
중앙 언론의 모든 관심은 ‘정치적’ 논란에만 맞춰져 있을 뿐이었다. 차분하고 긴 호흡으로 낙동강 살리기 사업을 점검할 필요가 있었다.
취재를 시작한 뒤 왜 다른 언론사에서 쉽게 ‘낙동강 사업’에 손대지 못했는지 알게 됐다. 취재의 대상도, 구역도 너무 많고 넓었다.
비록 우리는 부산 지역 방송사지만 영남의 젖줄인 낙동강은 처음부터 끝까지 돌아봐야 했다. 보 건설 예정지를 중심으로 달성, 함안 등 낙동강을 끼고 있는 지역을 샅샅이 훑었다. 낙동강 지류를 포함한 부산권 구간은 더욱 꼼꼼히 살폈다. 치수와 환경 등 국내외 전문가들을 만나 의견을 물었다.
문제점은 곳곳에서 발견됐다. 신속한 공사를 위해 어떤 사실은 완전히 숨긴 채 진행됐고, 어떤 사실은 2배로 부풀려져 있었다. 부산시는 예산을 확보하지도 못하고 둔치 개발의 청사진만 자랑하고 있었다.
강바닥에서는 중금속이 든 ‘오니토’가 나왔지만 사업단은 문제없다는 식이었다.
낙동강이 정말로 썩어 있는가, 이번 사업은 과연 수질을 개선시킬 수 있는가에 대한 전문가의 생각도 천차만별이었다. 우리는 그 팩트들을 뉴스 안에 최대한 친절히 담아내려고 노력했고 판단은 시청자에게 맡겼다.
낙동강 사업으로 삶의 터전을 잃게 된 이들의 이야기는 더 심각했다. 한 농민은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극단적인 선택까지 했지만 현실적인 보상조차 진행되지 않고 있었다.
공사가 이미 시작된 구간에서는 우려했던 환경 훼손까지 현실화하고 있었다. 어민들과 배를 타고 현장을 점검했고, 더 이상 낙동강에서 물고기를 잡을 수 없게 된 이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그렇게 21편의 보도가 끝났고, 부산MBC 사상 가장 긴 기획보도로 기록됐다. 보도가 나간 한 달 동안 힘든 시기도 있었다. ‘4대강 사업’의 정치적 민감성 때문이었는지, 기자로서 당연히 가져야 할 감시와 비판이 정치와 이념의 문제로 비쳐지기도 했다.
‘왜 이렇게 길게 하느냐’는 핀잔을 들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기획 당시의 초심을 잃지 않고 끝까지 보도한 선배들. 추운 날씨 속에서도 함께 배를 타고, 산을 타며 화면을 만든 카메라 기자들의 끈기와 열정 덕분에 수상의 기쁨까지 안게 됐다.
마지막으로 격려와 충고를 아끼지 않았던 보도국 식구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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