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지난 6월19일 오후 경남 창원 풀만호텔에서 열린 한국지방신문협회 편집국장단 2009 2차 정기회의에서 참석자들이 회의를 하고 있다.(뉴시스=경남신문 제공) |
|
|
서울 중심·특정언론 특혜 정책에 지역언론 분노지역 언론인들은 이명박 정부 들어 지역언론정책이 퇴보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당초 언론지원책이 공공성과 여론 다양성을 위해 추진됐음에도 불구하고 이 점이 점차 간과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역언론정책은 전무하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향후 펼쳐질 미디어대란 속에서 지역언론과 지역성을 지키려면 △신문고시 강화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 유지 △제한적인 민영미디어렙 추진 등 최소한의 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외면 받는 지역언론지난달 미디어법 날치기 통과로 지역언론의 걱정과 분노는 크다. 종합편성·보도전문 채널 도입 등 이명박 정부 들어 언론정책이 특정 언론에 특혜를 주는 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데 대한 비판이 거세다.
일례로 신문지원 방법 중 하나인 정부 광고도 현 정부에 와서 문화일보 5백11%(5억8백14만원), 동아일보 4백33%(9억3천4백76만원), 조선일보 4백10%(8억4천1백62만원), 중앙일보 1백60%(8억2천6백89만원) 등 보수일간지에 편중됐다고 지적한다. 반면 지역일간지는 참여정부 시절에 비해 절반(6.4%→3.5%) 가까이 급감했다. 지역유력지가 정부광고와 지발위 기금을 통틀어 1억~2억원의 지원을 받는 것을 감안하면 상대적 박탈감이 크다고 호소하는 이유다.
경남지역의 한 논설위원은 “이명박 정부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삭감·신문고시 폐지 시도 등 지역언론을 사실상 무시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지역신문발전법 유지와 신문고시 강화 등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신문고시 3년 존치 ‘안도’이런 가운데 지역신문들은 지난 12일 오랜 만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신문고시를 2012년까지 3년 더 존치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하지만 정부와 정치권의 자발적인 결정이 아니라 지역신문들의 사활을 건 노력이 방향을 바꿨다는 지적이 일반적이다. 그만큼 신문고시는 지역신문에 중요한 제도로 인식돼 있다.
다만 공정위가 손을 놓고 있다는 점은 지역신문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신문고시 위반 신고는 2007년 5백4건, 지난해 5백85건, 올해 상반기 1백85건으로 여전하지만 위반 과징금은 2007년 8억9천6백60만원에서 지난해 2천3백40만원, 올해 2백10만원으로 대폭 줄었다. 시정명령 역시 2007년 5백37건에서 2008년 2백37건, 올해 40건으로 급감했다.
경북지역의 한 논설위원은 “직권조사는 지난 정부 때는 3차례나 있었지만 이 정부 들어서는 한 번도 없었다”며 “이런 점들 때문에 지역신문들은 공정위의 역할과 태도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신문고시가 존치된 만큼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신문발전 특별법 서둘러라지역언론인들은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이하 특별법) 개정안의 빠른 통과를 염원하고 있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2월 연달아 개정안이 제출됐지만 여전히 계류 상태이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 6월 집권여당은 신문법 개정안에서 지발위의 사실상 폐지를 의미하는 민간기구로의 전환을 제안했다.
지난 2005년 특별법이 첫 시행돼 4년이 지난 지금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정부와 여당, 보수신문들은 시장 논리를 들어 이를 인정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하지만 서구 선진국들이 중소·지역신문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는 사실은 간과돼 왔다. 실제 스웨덴·프랑스 등은 ‘디지털화 추진 지원금’으로, 미국·영국·독일은 ‘신문제작 보조금’으로 지원제도를 두고 있다. 주목할 것은 이들 나라가 여론 다양성을 위해 시장지배적인 신문을 제외한 중소·지역신문을 지원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연말 지역신문발전기금 57억원 삭감 등 수차례 삭감시도를 하는 등 지역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지난해 재정부는 2006년부터 집행되지 않고 누적된 지역신문발전기금 4백억여 원을 깨라며 국고출연금 집행을 미루기도 했다.
현재 전국에 등록된 일간 지역지만 1백20여 개. 지발위는 올해 지역 62개 신문사에 2백2억원의 발전기금을 지원했지만 실질적인 지원책이 되지는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지역신문들은 “생색내기용이 아닌 실질적인 지원이 될 수 있도록 예산을 대폭 늘리고 특별법인 지역신문발전위원회법의 일반법화도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민영미디어렙 의견 수렴해야지역민방과 지역MBC는 9월 국회에 상정 예정인 민영미디어렙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한선교 의원안대로 진행될 경우 지역방송들의 고사가 불 보듯 뻔하다는 판단이다.
이 때문에 지역방송들은 민영미디어렙이 시행되더라도 지역연계 판매를 유지시키거나 그에 상응하는 보상책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역방송들은 지역연계판매 유지 외에 전파료 인상도 요구하고 있다. 전파료는 SBS나 MBC 본사의 프로그램을 지역에서 방영할 경우 따라오는 수익이다. 프로그램 전체 수익 중 본사에 70%, 지역방송에 30%가 돌아간다.
지역방송 관계자들은 “현재 전파료는 지역 시청자·시청률과 대비해서 너무 낮게 책정돼 있다”며 “40% 수준까지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영미디어렙을 제한적으로 추진해 줄 것도 요구하고 있다.
민왕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Copyright @2004 한국기자협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