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2002년과 너무 다르다

2002년 "제대로 된 선거 이렇게나 힘든가"
2007년 "침묵하는 다수의 소리 없는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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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가 2002년 제16대 대선 당선과 2007년 제17대 대선 당선을 판이하게 보도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동아가 지난 20일 이명박 대통령 당선 직후부터 ‘특검법’ 반대 등 당선자에 힘을 실어주는 보도를 계속하고 있는 반면 2002년 12월 노무현 대통령 당선 직후 북핵 문제, 재벌 정책, 대북정책, 세대갈등 등을 문제 삼아 노무현 당선자에 비판적인 보도를 해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동아는 지난 21일 사설 ‘이명박 특검, 동력 잃었다’에서 “이명박 특검법은 애당초 신당이 대선의 패색이 짙어진 상황에서 정략적인 반전용(反轉用) 카드로 꺼내든 것이었다. 계속 특검에 연연하는 것은 자신들을 더 추하게 만들고 총선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며 특검 무용론을 주장했다.

동아는 지난 20일 통단 사설 ‘이제 미래로 가자’에서도 “이 당선자에 대한 압도적 지지로 이뤄진 정권교체는 침묵하는 다수의 소리 없는 선거 혁명”이라며 “1997년 외환위기와 함께 정권을 잃었던 한나라당이 10년만에 정권 탈환에 성공한 것은 국민이 이 나라의 산업화 세력에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었다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지난 2002년 12월20일 노무현 대통령 당선 당일에는 ‘제대로 된 선거 이렇게 힘든가’란 사설을 통해 “이번 선거는 심지어 일부 부모와 자녀간 대립까지 촉발함으로써 또 하나의 사회적 문제를 우리 모두에게 안겨주었다”며 “노 당선자와 국민통합21 정몽준 대표간의 선거공조와 파기는 우리 정치의 가벼움을 극명하게 보여준 사건”이라고 비난해 대비된다.

지난 2002년 12월28일 기자칼럼에서는 한나라당이 제기한 노무현 당선자 측의 도청 의혹을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동아는 이 칼럼에서 “선거 때마다 일단 폭로 비방을 해놓고 선거가 끝나면 ‘정치 화합’을 내세워 어물쩍 넘어가려는 발상은 시대착오적이다. 정치권의 폭로나 주장에는 흑색선전과 ‘진짜 의혹’이 섞여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동아일보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인수위원장 인선을 단독 예측보도해 언론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지난 24일 이경숙 숙명여대 총장의 인수위원장 임용 가능성을 단독 보도한데 이어 25일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에 이경숙 숙명여대 총장이, 부위원장에 김형오 의원이 각각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단정 보도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25일 주호영 이명박당선자 대변인은 제17대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에 이경숙 숙명여대 총장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또 인수위 부위원장에 4선의 김형오 의원, 인수위 대변인에 이동관 전 선대위 공보특보를 각각 임명했다.

이는 동아일보의 전날 보도와 같은 것이다. 동아와 향후 이명박 정부와의 관계에 언론계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민언련 김서중교수는 이와 관련 “대통령 당선자를 통한 보수지들의 가치실현 욕망을 경계해야 한다”며 “언론이라면 검증되지 않은 공약들을 분석 보도해 독자들에게 알리는 노력에 더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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