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군기자 안전교육 시급
언론재단, 영국서 첫 연수…"언론사 안전불감증 심각"
한국군의 이라크 추가파병과 관련해 종군취재를 위한 국내 언론인의 현지 파견이 늘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자들에 대한 ‘위험지역 취재훈련’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언론인의 신변이 위험시되는 분쟁지역에 기자들을 파견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안전교육을 실시할 수 있는 시스템부터 우선 갖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IFJ(국제기자연맹)에 따르면 90년 이후 1천1백명 이상의 언론인이 취재현장에서 사망했으며, 뉴욕 주재 언론인보호위원회는 이라크 전쟁 발발 이후 사망한 종군기자가 27명이라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이에 따라 미국, 영국 등 서방선진국들은 분쟁지역 파견에 앞서 기자들에게 철저히 사전 교육을 시키고 있으며, 일본 역시 올 초 신문·방송기자 1백여명을 대상으로 병영훈련을 실시했다. 또 유럽에는 기자들의 안전 교육을 위한 훈련센터가 6∼7곳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KBS 취재진이 지난 3월 이라크 현지에서 억류된 바 있고, 국내 기자들의 이라크 추가 파견을 앞두고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종군기자들의 올바른 취재방법과 안전을 도모하기 위한 대책들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언론재단은 국내 9개 언론사 기자들을 대상으로 영국 사설안전기관에 교육을 의뢰, 첫 연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지난달 25일부터 12일간 실시된 이 훈련은 납치상황대처, 응급조치, 생존법 등의 안전교육과 경험이 많은 종군기자들과의 토론 등 실무와 이론교육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한 세계일보 이의란 기자는 “교육을 받고 보니 지난 3월 이라크에 갔을 때 위험한 상황인지조차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던 게 많았었다는 점을 느끼게 됐다”며 “무기교육과 인질상황 등에 대한 실습이 가장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언론재단은 또 안전교육에 대한 수요조사를 실시하고 국방부의 협조를 얻어 외국과 유사한 형태의 교육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비용 문제와 언론사들의 ‘안전불감증’ 등으로 인해 상설화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언론재단 연수팀 이준섭씨는 “최근 동티모르와 이라크 등 분쟁지역에 대한 국내 기자들의 현지 취재가 늘고 있지만 안전교육과 현지사정에 대한 사전지식 없이 가는 경우가 많다”며 “지난번 영국연수 시에도 언론사에서는 전혀 지원을 하지 않는 등 언론사의 안전불감증이오히려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조규장 기자 natasha@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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