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파인더 너머] (236) 붉은 말 그리고 AI

나는 사진기자로 일하며 사진은 진실하고 강력한 증거라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AI 기술이 등장하면서 ‘과연 사진은 진실한가’라는 질문을 하게 됐다.


지난해 12월, 2026년 붉은 말의 해를 앞두고 기획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제주도의 한 목장을 찾았다. 70여 마리의 말이 솟구치는 해를 배경으로 달리는 모습을 상상하며 초망원 렌즈 등 장비를 챙겨갔다. 하지만 제주 현장은 짙은 구름으로 해를 볼 수 없었다. 그나마 구름 사이로 햇살이 잠시 비칠 때는 말들이 움직이지 않았다.


그렇게 촬영한 수백 장의 사진에는 아쉬움만이 남았다. 문득 AI가 떠올라 햇살이 담긴 사진 한 장과 말이 걸어오는 사진 한 장을 찾아 AI에게 전달했다. 클릭 몇 번, 명령어 한 줄로 내가 상상했던 장면보다 더 멋진 이미지가 만들어졌다.


그 순간 혼란과 불안감이 동시에 밀려왔다.


AI 시대를 살아가는 사진기자로서, 사진의 진실성을 더 이상 개인의 양심에만 맡겨둘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조작을 방지하고 검증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해진 이유다.


사진은 여전히 강력한 진실의 기록 수단이다.


나는 오늘도 셔터를 누르며 묻는다.


이 사진은 진실에 얼마나 가까운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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