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과 'AI 저널리즘 실험' 해보셨어요?

강원일보 기자들, 한림대 미디어스쿨과 공동기획
지역이슈 AI 활용해 온라인 기획물 6편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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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늘 강원일보 기자는 지난 3월부터 한림대 미디어스쿨에서 ‘AI 활용 지역 언론 콘텐츠 제작’이라는 강의를 들었다. 화상 회의 플랫폼 ‘줌(ZOOM)’을 통한 온라인 수업으로 매주 수요일 오전 9시부터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6월까지 이어진 강의엔 강원일보 동료 홍지원·오석기·하위윤·정윤호·오현우 기자도 함께했다.

강원일보 기자들이 한 학기 수업을 들은 이유가 있다. 강원일보는 한림대 미디어스쿨과 공동으로 ‘AI 저널리즘 리빙랩’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지역사회 여러 이슈를 AI 기술을 활용해 뉴스로 생산하는 실험이었는데, 기자 6명이 지원했다. 기자들이 제안한 주제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기자마다 학생 네다섯 명이 결합해 6개 팀을 꾸렸다. 아이템을 논의해서 취재에 들어가고 3개월간 프로젝트를 진행해 최근 결과물이 나왔다.

‘AI 저널리즘 리빙랩’ 프로젝트를 통해 완성한 기획 콘텐츠.

강원일보는 6월18일부터 홈페이지에 △강원도 창업자 실종사건 △실종된 국가유산을 찾습니다 △반복되는 비극, 군부대 사망 사고 △강원도 인구 소멸 △민물가마우지의 습격 △봄마다 불타는 강원, 화마(火魔)의 시대 등 온라인 기획 콘텐츠 6편을 선보였다(‘AI 저널리즘 리빙랩’ 프로젝트 콘텐츠).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 챗GPT, 퍼플렉시티, 냅킨, 달리 등 생성형 AI 도구들이 활용됐다.

이 프로젝트는 학생들과 협업이 핵심이었다. 학생들은 자료 조사와 취재, 기사 작성, 웹페이지 디자인을 맡았고, 기자들은 기획의 방향성을 조언하고 제작물을 검토·보완했다. 군부대 사망 사고 아이템을 공동 작업한 하위윤 기자는 “학생들이 AI로 자료를 만들고 작성한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내고, 수정하거나 보완하는 작업을 거쳐 결과물이 나왔다”면서 “학생들과 협업하면서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기자들에게 학생들과의 협업은 자극이 됐다. 생성형 AI로 그래픽과 도표, 영상을 뚝딱뚝딱 만들어내는 모습도 놀라웠지만, 콘텐츠 구성뿐 아니라 전달 방식에 더 공을 들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하늘 기자는 “AI를 온종일 활용하면서 어떻게 하면 기사의 퀄리티를 좀 더 높일 수 있을까 고민해왔는데, 이번에 많이 배웠다”면서 “텍스트 기사를 시각적으로 다각화하고 흥미와 재미, 감동이 있는 기사 쓰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강원일보는 지난 3월부터 한림대 미디어스쿨과 공동으로 ‘AI 저널리즘 리빙랩’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생성형 AI를 결합한 저널리즘 실험은 대학생들에게 무엇을 남겼을까. ‘군부대 사망 사고’ 기획에 참여한 정민이(한림대 국문과 3학년)씨는 “AI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선 사람이 더 공부를 더 해야 한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그는 “교수님께서 수업 중에 ‘AI를 다루는 기자가 되어야지, AI가 기자 머리 위에 있으면 안 된다’고 말씀하셨는데 실제로 경험해보니 AI는 도구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강원일보는 한림대 미디어스쿨 학생들과 공동 기획한 온라인 기획물 6편을 기획기사 시리즈로 재구성해 지면을 통해 순차적으로 연재한다. 강원도 원주에 있던 석탑들이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옮겨진 사연을 담은 ‘실종된 국가유산을 찾습니다’는 ‘돌아오지 못한 탑들’ 시리즈로 이름을 달아 6월26일부터 지면에 나가고 있다.

오석기 강원일보 부국장은 “이번 프로젝트는 독자와 함께 만드는 콘텐츠로 AI가 결합한 게 매력적”이라며 “AI를 활용한 ‘원소스 멀티유즈’ 전략을 통해 디지털과 종이신문을 넘나드는 융합적 뉴스 전달 실험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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