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위원장, 대정부질문서 우원식 의장에 한 소리 들은 이유

우 의장 "적개심 많아… 정부가 그런 태도 취해선 안돼"
이 위원장, MBC 등 지상파 재허가 심사 강행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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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방통위원장님. 다시는 그렇게 하지 마십시오.”

우원식 국회의장이 1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교육, 사회, 문화에 관한 대정부질문’ 산회를 선포하기 직전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을 콕 집어 그의 답변 태도에 일침을 놨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4회 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 교육·사회·문화에 관한 대정부 질문에 출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뉴시스

이날 우 의장은 이 위원장의 대정부질문 답변 내용을 들은 느낌에 대해 “적개심이 많은 것 같다. 그냥 쉽게 대답할 수 있는 것도 너무나 어렵게 대답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의원들이 하는 질문은 국민들이 궁금해 하고 답답해 하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인데 답변 태도에 그렇게 적개심이 들어가 있고, 거북하게 대답을 한다면 정상적인 토론이 되기가 매우 어렵지 않겠느냐”며 “정부가 그런 태도를 취하면 안 된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방통위 2인 체제에서 지상파 재허가 심사 계속 진행할 건지’ ‘윤석열 파면에 대한 방통위원장의 입장’ ‘방통위 사무처장의 삼일회계법인 취업 이해충돌 문제’ ‘법인카드 유용 의혹 관련 경찰 수사’ 등의 질문을 받았다. 이 위원장은 대체로 질문 내용에 대한 명확한 답 대신 “이 자리에서 말하지는 않겠다” “답변할 의무가 없다” “그 사실을 알지 못 한다” 등으로 답했다.

이날 거의 유일하게 이 위원장이 명쾌하게 답한 건 김 의원의 “심사위원회 구성해서 방송사에 대한 재허가 심사 절차 밟고 있는데, 계속 할거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말한 정도다. “(방통위 2인 체제 의결이) 위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있다”는 김 의원에 지적엔 “심사위원회 구성에 대해선 위법하다는 판단은 없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방통위 2인 체제에서 의결한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임명을 효력 정지한 대법원 확정 판결에 대해선 “여러 가지 판결이 있는데 KBS의 이사들에 대해서는 적법 판결이 났고 KBS 감사에 대해서도 적법 판결이 났다”면서 돌연 우 의장에게 말을 돌렸다.

그는 “이 자리에 마침 우원식 의장도 계시니 국회 몫 3인 방통위 상임위원 추천이 본회의에서 의결될 수 있도록 간곡히 요청드린다”며 “2인 체제를 만든 것은 이 국회다. 왜 추천을 안 해 주느냐”고 따졌다. 이에 김 의원은 “여긴 대정부질문 자리다. 싸우려 들지 마시라”며 “제가 질문한 것에 답을 해야 되는데 엉뚱한 답을 했다”고 지적했다.

조성은 방통위 사무처장이 YTN 매각을 담당했던 삼일회계법인에 취업한다는 의혹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조성은 사무처장 사표를 수리를 했느냐는 질문에 이 위원장은 “사표 수리했다. 가는 곳은 알고 있다”고 말했다. “YTN 관련해 이해충돌이라고는 생각을 안하느냐”고 묻자 이 위원장은 “그 사실을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김현 의원은 “그것이 적절한지 타당성이 있는지 다음 전체회의 때 다시 질의해서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이진숙 위원장은 18일로 예정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현안질의에 참석한다. 우 의장으로부터 경고를 받은 이 위원장이 이날 만큼은 MBC 탄압 의혹, 지상파 재허가 심사 강행, 조성은 사무처장 이해충돌 의혹 등 방통위를 둘러싼 여러 논란에 대해 제대로 답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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