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4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11개 부문에 걸쳐 총 60편이 출품됐다. 전월에 비해 비중이 줄어들긴 했지만 12.3 비상계엄 및 탄핵 관련 출품작이 13편으로 전체 출품작의 21.7%를 차지했다. 특히 취재보도1부문의 경우 출품작 14건 중 11건이 관련 보도였다. 이와 함께 6개월에서 1년까지 긴 호흡을 갖고 취재·보도한 기사도 여럿 출품돼 현장 기자들의 치열한 고민과 노력이 엿보였다. 이번 달 수상작은 총 8편이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세 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먼저 MBC의 <노상원 수첩 전문> 보도는 ‘국회 봉쇄’와 정치인, 언론인, 종교인, 노조, 판사, 공무원 등을 ‘수거대상’으로 적시하는 등 충격적인 내용이 담긴 노상원 수첩의 실체를 확인하는 보도였다. 거듭된 거절에도 불구하고 취재원들을 40일 넘게 설득해 확보한 수첩 내용 전문은 큰 반향을 일으켰다. 검찰 공소장에도 포함되지 않고 첫 공판준비기일에서도 언급이 없었던 수첩 내용이 알려지면서 국민들이 사건의 실체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또 다른 취재보도1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SBS의 <707 단체대화방에 드러난 ‘의원 차단 지시’> 보도는 국회 경내에 침투한 계엄군의 구체적인 임무 등을 추론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해 보도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김현태 단장 등 707특임단 간부들이 참여한 텔레그램 단체대화방에는 계엄 당일인 2024년 12월 3일 오후 4시부터 이튿날인 4일 새벽 4시 47분까지의 행적이 담겨있었다. 특히 국회의 계엄 해제 이후에도 철수 대신 다른 작전을 시도하려 했던 정황을 확인하기도 했다.
함께 취재보도1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시사IN의 <김건희·윤석열-명태균 ‘공천 개입 의혹’ 통화 육성 및 문자 메시지 공개 등 명태균 게이트> 보도는 그동안 의심과 의혹에 그치던 내용과 관련한 증거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명태균 씨와 윤석열 대통령, 명 씨와 김건희 여사 통화 녹음 원본 파일은 물론 텔레그램 및 카카오톡, 문자, 검찰이 명 씨를 상대로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 6건 등을 확보하기 위한 기자들의 노력이 엿보였다. 단순 의혹제기를 넘어 다양한 물증을 제시한 점이 돋보였다.
취재보도2부문 수상작인 조선일보의 <러시아 파병 북한군 포로 2명 인터뷰> 보도는 단독성과 취재 난이도, 파급력 등 전체적인 면에서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전쟁으로 상황이 녹록치 않은 현장에서 우크라이나 고위 인사 등을 접촉해 인터뷰를 성사시키는 등 취재기자의 끈질긴 노력이 돋보였다. 세계 유수 언론들도 성공하지 못한 북한군 포로에 대한 인터뷰를 성사시켜 우리나라 시각으로 보도된 인터뷰가 전 세계에 전해졌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은 두 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먼저 한겨레의 <암장, 이주노동자의 감춰진 죽음> 보도는 제대로 기록되지 못하고 있는 이주노동자의 소외된 죽음의 현실을 다뤘다. 우리사회에 엄연히 존재하지만 모두가 관심을 갖지 않았던 부분을 발굴해 꼼꼼하게 취재했다. 특히 단편적인 사건기사가 아니라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차별에 대한 고발과 우리 행정시스템의 문제까지 지적해 언론 본연의 목적에 충실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함께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한국일보의 <전광훈 유니버스> 보도는 이른바 ‘광화문 집회’를 이끌고 있는 전광훈 씨와 관련된 사업체와 단체 등 7곳을 집중적으로 파헤쳤다. 많은 언론에서 전 씨와 관련 사업체에 대한 의혹을 보도한 바 있지만 이번 보도는 관련 사업체와 단체를 하나의 지배구조로 묶어 접근했다는 점에서 새롭다. 특히 해당 사업체와 전 씨의 사랑제일교회의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전도사 등의 결혼식에 참석해 혼맥 관계를 확인하는 등의 노력도 돋보였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인 경기일보의 <고통의 굴레 희귀질환> 보도는 의료대란 속에서 희귀질환자들의 고충을 깊이 있게 취재했다. 희귀질환 진단을 받기까지의 어려움부터 재정적 어려움, 정신적전 상처 등을 밀도있게 취재했다. 지역매체 환경상 쉽지 않은 6개월 이상의 장기 취재와 200여명 규모의 실태조사 등도 돋보였다. 또 지속적인 보도를 통해 경기도의회의 예산 반영을 이끌어 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전문보도부문 수상작 YTN의 <1022마리 산양. 그 겨울의 마지막 기록> 보도는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 보호종인 산양에 대해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한 기사로 평가됐다. 1년전 발생한 1022마리 산양의 죽음을 공간분석을 통해 이미지화 했다. 산양의 사체 위치정보와 아프리카돼지열병 차단 광역 울타리 위치 정보, 폭설 당시 위성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공간분석을 실시해 연관 관계를 분석 보도했다. 수집한 자료를 모아 인터랙티브 사이트 '1022마리 산양, 그 겨울의 마지막 기록'을 공개한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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