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시민단체의 문제제기로 알려졌던 천연기념물 산양의 떼죽음 소식. 전례를 찾기 어려운 ‘생태적 재앙’이라고 할 만 했습니다. 기자는 데이터를 입수해 산양 집단폐사를 둘러싼 여러 가능성을 분석해보았습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에 걸린 멧돼지를 막겠다는 목적으로 만든 차단 울타리가 생태계를 분절해 설악산 산양의 죽음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을 야생동물 행동권 개념을 적용해 데이터로 확인해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방송 리포트는 일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습니다.
관련 정보를 한데 모은 디지털 특집 사이트를 만들고자 했지만 자료는 파편화되어 있었고 데이터 관리 실태는 허술했습니다. 결국 각 지역 울타리 지도의 이미지 도면 등을 수집해 손으로 보정해가면서 GIS 지도를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꼬박 1달 넘게 걸렸습니다. 여기에 더해 생태적 상상력을 담은 스토리텔링 방법을 고민한 끝에 산양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펼쳐냈습니다. 독자의 선택에 따라 설악산에 사는 산양에 관한 다양한 시나리오가 전개되는 코너입니다. 소설적인 요소를 도입했지만, 학술 논문과 자료를 참고하고 전문가의 자문도 거쳤습니다. 울타리 존폐를 둘러싼 정책적 결정을 앞둔 올해, 더 현명한 해법을 찾아가는데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사이트 제작에는 의기투합해 헌신적으로 노력한 장아영 기자와 정혜련 디자이너, 김병욱 데이터 분석가의 노고와, 자신들의 일처럼 관심 가져주신 취재원들의 도움이 결정적으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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