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말실수 한 번 안 해본 사람이 있을까. 글을 쓸 때 맞춤법을 모르거나 틀려서 당황했던 경험도 단언컨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사이시옷 규정은 왜 그리 까다롭고, 띄어쓰기는 왜 매번 틀리는지. 그러니 우리말이 어렵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하지만 이경우 미디어언어연구소장은 어려운 건 우리말 자체가 아니라 맞춤법이나 표준어 규정 같은 ‘규범’이라고 말한다. 한국어문기자협회장 출신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어문 기자인 그가 ‘말실수가 두려운 사람을 위한 우리말 사용법’(유노북스)을 쓴 이유다. 그는 책에서 ‘바른말’을 위한 규범을 친절히 안내하면서도 규범에 지나치게 주눅 들 필요는 없다고 강조한다. 규범을 잘 모르거나 받아들이기 힘들 땐 다른 길을 찾으면 된다. 예컨대 ‘우유값’인지 ‘우윳값’인지 헷갈릴 땐 ‘우유 가격’으로 쓰면 되는 거다. 표준어가 아니면 ‘틀린 말’이라고 지레 겁먹을 필요도 없다. 다만 우리말을 더 섬세하고 정확하게 쓰기 위해서라도 이 책에 담긴 필수 어휘들을 꼼꼼히 눈에 담아두는 건 좋을 것 같다. 글 쓰는 걸 업으로 삼은 기자들이라면 더욱 그렇다. 아무리 인공지능(AI)이 맞춤법을 알려준다 해도 “내 말과 글은 내 생각 아래 있도록 챙겨야 한다”는 게 저자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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