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기자, 주식 선행매매로 증선위 고발되자 퇴사

10개 종목 매수 후 호재기사 쓰고 매도
증선위, 부정거래 혐의 고발

사측 "검찰 조사결과 등 지켜볼 것"
구성원들 "매체 신뢰 치명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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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신문 기자가 자신이 매수한 주식 종목에 대해 호재성 기사를 작성하고 매도하는 방식의 부정거래 혐의로 고발된 후 퇴사한 사실이 알려지며 내부 구성원이 받은 충격은 크다. 이번 일로 매체 전체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사전에 문제적 기사를 거르지 못한 데 대해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5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스마트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16.26포인트(0.62%) 내린 2615.81에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96포인트(1.24%) 하락한 711.26,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5원 오른 1469.2원에 마감했다. /뉴시스

매일경제 편집국 관계자는 해당 기자에 대해 “본인이 검찰 등의 움직임을 먼저 알고 회사에 이야기 했다”며 “회사가 징계 절차를 논의를 하고 있는 와중 본인이 사표를 내 퇴사 처리를 했다. 그게 1월에 있었던 일”이라고 밝혔다. 또 진상조사나 재발방지 대책 등 후속 조치 계획에 대해선 “검찰, 경찰 등의 조사결과가 나오면 어떤 조치를 취할지 결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지난해 12월18일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해당 기자를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으로 고발하기로 의결했다. 증선위는 “2023년 7월13일~2024년 6월20일 10개 종목을 기사 보도 전 매수했다가 해당 종목들에 상당한 호재가 발생한 것으로 오인될 소지가 큰 기사를 보도하면서 매매를 유인한 후 매도하는 방식으로 부정거래 행위를 한 혐의가 있다”며 “통상 주가가 언론보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을 이용해 자신이 호재성 기사를 작성하는 종목을 매매해 부당이득을 얻을 목적”이라고 판단했다. 해당 고발 건은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에 넘겨져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뒤늦게 사건이 알려졌으나 매일경제 사측은 아직까지 구성원들에게 이에 대한 공식적인 설명은 하지 않은 상황이다. 내부에서도 여러 뒷말만 무성한 가운데 무엇보다 기자들의 사기 저하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매일경제 A 기자는 “정확한 사실관계는 모르지만, 매체의 신뢰를 완전히 깎았다는 점에 기자들 내부는 부글부글한 상태”라며 “이번 일로 매일경제 이미지가 마치 주가 조작하는 회사처럼 보이게 됐다는 점에서 치명타”라고 토로했다.


이번 문제를 기자 개인의 일탈로만 치부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B 기자는 “문제가 된 기자가 출입처나 소속 부서 성격에 맞지 않는 증권 관련, 개별 기업 주가 관련 기사를 꽤 오랫동안 써왔는데도 왜 우리가 자체적으로 걸러내지 못했는지 안타까워하고 지적하는 기자들이 있다”며 “사실 온라인 기사 작성이 지면 기사와는 다르게 자율성이 높고, 자기 관심사에 따라 다양하게 쓸 수 있다 보니 부서별 장벽 같은 게 굉장히 옅어지긴 했는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 시스템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유력 경제지 기자라는 지위를 통해 기사를 부정거래에 이용했다는 점에서 독자들의 피해 최소화를 위해 문제가 된 기사가 무엇인지 등 진상조사와 조사 결과 설명이 급선무로 보인다. 하지만 검찰로 사건이 넘어간 데다, 이미 해당 기자가 퇴사해 구체적 조사는 어렵지 않겠냐며 자체 조사에 대한 한계를 지적한 기자도 있었다.


심석태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 교수는 “조직에서 비리나 부정을 저지른 사람에 대해 징계할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는지, 단순히 스스로 나가면 끝인 건지, 이에 대해 구성원이 느끼는 시그널이 다르다”며 “재발방지를 위해서 엄정하게 조사를 해서 처벌하는 게 원칙적으로 맞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 규제 당국에선 언론인이 소위 작전에 개입할 가능성에 대해 항상 주시를 하고 있고, 호재성 기사를 장전에 띄운다고 증권 투자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의심이 팽배한데 이런 사건이 터지면 그런 의심이 사실인 양 받아들여지게 된다”며 “경제지이기 때문에 더 엄격해야 하고, 언론의 공신력을 생각하면 더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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