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 천주교 '지학순정의평화상' 수상

박중석 대표 "음수사원, 더 정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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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서울시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열린 제26회 지학순정의평화상 시상식에서 박중석 뉴스타파 대표(오른쪽 두 번째)가 상을 받고 있다. 시상자는 저스피스 이사인 최기석 신부. /저스피스 제공

뉴스타파가 민주화와 노동 운동에 앞선 지학순 주교를 기념하는 지학순정의평화상을 받았다. 지학순정의평화상은 민주주의와 인권 등을 위해 힘쓴 개인이나 단체에 주어지는 상으로 언론사가 받은 건 처음이다.

사단법인 저스피스는 12일 제26회 지학순정희평화상을 뉴스타파에 수여했다. 저스피스는 “상업자본에 장악된 미디어 지형에서 불만을 품은 진실 수호의 일꾼들이 퇴사해 진실 보도에 갈증을 호소하는 시민사회에 부응했다”며 “특히 해직된 양심적 언론인들이 합류해 탁월한 독립방송으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노무현시민센터에서 열린 이날 시상식에는 천주교와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했다. 뉴스타파에는 상패와 메달, 상금으로 2000만원이 수여됐다. 2012년 이명박 정부에서 해직된 언론인들이 만든 뉴스타파는 일절 광고나 협찬 없이 운영되는 비영리 독립언론으로 지난해 말 후원회원이 5만명을 넘었다.

수상 후보는 지난해 12월 시민 추천으로 9건이 접수됐고 1차 심사를 거쳐 3개 단체로 압축됐다. 이후 268명이 참여해 현장성, 혁신성, 신뢰성, 성장 가능성, 지속성 등 5개 지표로 평가했다. 지학순평화상은 주로 저개발국가에서 인권과 민주화에 헌신한 이들에게 주어졌다. 국내에서는 민주노총이 1997년 상을 받았다.

강우일 주교는 축사에서 “기성 언론은 권력과 금력의 압박으로 본분을 포기하고 힘 있는 자들의 논리에 옹호하고 동조하고 가담했다”며 “어떤 언론인들은 부조리에 타협하지 않다가 불이익을 당했다. 뉴스타파가 이렇게 탄생했고 정부나 기업 등 어디에도 손 내밀지 않고 진실을 파헤치고 밝혀냈다”고 말했다.

박중석 뉴스타파 대표는 “지난 13년 동안 많은 들은 이야기가 취재 중 위협을 받지 않았느냐는 것이었지만 70년대, 80년대 선배들에 비하면 사실 편안했고 아무것도 아니었다”며 “지학순 주교님의 삶과 정신을 생각할 때 더욱 무게감을 느낀다. 뉴스타파가 더 겸손하고 정진해야 한다”고 수상소감을 말했다.

박 대표는 또 “최근 ‘물을 마실 때 근원을 생각하라’는 음수사원을 많이 말한다”며 “초심을 잃지 말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뉴스타파가 어떻게 보면 배부른 조직이 됐는데 구성원이 많아지고 이견이 나온다”며 “초심으로 돌아가 조직을 더 벼리고 혁신해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다짐하게 된다”고 말했다.

긴급조치 위반과 내란 선동 혐의로 쫓기던 지학순 주교는 1974년 군사재판을 거부하며 “유신헌법은 민주 헌정을 파괴하고 국민의 의도와는 아무런 상관없이 폭력과 공갈과 국민투표라는 사기극에 의하여 조작된 것이기 때문에 무효”라고 선언했다. 지 주교는 같은 해 9월 세 차례 공판만 거친 뒤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았다. 이 일로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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