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파인더 너머] (192) 허물고 쌓는다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박윤슬(문화일보), 이솔(한국경제신문), 고운호(조선일보), 박형기(동아일보), 이현덕(영남일보), 김정호(강원도민일보)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나는 돌을 좋아한다. 제멋대로 생긴 멋대가리 없는 돌멩이를 가만히 쳐다보고 있으면 어쩐지 편안해진다.


며칠 전 퇴근길 버스에서 백담사행 버스를 덜컥 예매했다. 백담사에 사람들이 쌓아놓은 돌탑을 보고 싶었다.


막상 돌탑 앞에 서니 가슴이 서늘해졌다. 간절히 무언가를 빌면 정신도 그 안에 박히는 걸까? 돌이 마치 한 명 한 명의 사람처럼 우뚝 서 말을 거는 듯했다.


‘공든 탑이 무너지랴’라는 속담이 있지만 삶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자주 우리를 배신한다. 아무리 정성을 들여도 거듭 실패하기도 한다. 무너질 걸 알면서도 다시 탑을 짓는 행위에 대해 생각해 본다. 탑이 속삭여온다. 무너져도 괜찮다고, 원래 다 그런 거라고 다독인다. 용기 내어 마음속에 탑 하나 다시 쌓는다. 금방 무너질 걸 안다. 아무래도 상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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