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롯데리아 내란 모의' 보도, 계엄의 황당무계한 실체 적나라하게 드러내

[제412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 후기

제412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11개 부문에 걸쳐 65편이 출품됐다. 초유의 12·3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을 반영하듯, 전체 출품작 41.5%(27편)가 계엄·탄핵 관련 보도였다. 진실을 기록하려 치열하게 땀 흘린 기자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수상작은 모두 9편으로, 2024년 이달의 기자상 12차례 가운데 최다 기록이다.


취재보도1부문은 계엄 관련 보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출품된 19편 가운데 17편이 계엄과 직접 관련된 보도였는데, 심사위원들은 계엄의 ‘뿌리’를 찾는 보도에 가중치를 두자는 데 공감했다. 그런 면에서 JTBC의 <‘성추행 보살님’ 민간인이 움직였다…‘롯데리아 내란 모의’>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계엄 기획에 관여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점집 운영 사실과 부하 성추행 전력 등을 폭로함으로써 계엄의 황당무계한 실체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취재보도2부문 수상작인 디스패치의 보도는 유명 연예인 송민호의 공익요원 사회복무 실태를 추적해 보도함으로써 사회복무요원 제도의 운영 부실 사실을 환기시키는데 기여했다. 주거지와 근무지, 동료 등에 대한 집요한 현장 취재를 통한 사실 확인 노력이 돋보였다. 서울시의 실태조사 착수 등 파급효과를 낳은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인 KBS춘천의 <붉은 소나무의 비밀> 보도는 연간 1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소나무 재선충병 방제의 부실 실태를 입체적으로 짚어낸 수작이었다. 6개월 이상에 걸쳐 전국 20여개 시·군의 방제지 30여곳을 찾아다니는 등 땀의 흔적이 빛났다. 최근 5년간 전국 지방산림청 등의 산림사업 발주 및 수주 내역 6만4000여건을 1년 동안 전수 분석해, 산림조합의 수의계약 독식 실태도 폭로했다.


TBC의 <혈세 쏟은 DTL, 알고 보니 ‘의원님’ 왕국> 보도는 지역 토착 비리를 끈질기게 추적한 보도라는 점에서 지역 취재보도부문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대구시 예산과 택시회사 출연금으로 설립된 택시근로자복지센터(DTL)가 택시 기사들을 위한 복지는 뒷전인 채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그 배후에 현직 국회의원이 있다는 의혹을 줄줄이 파헤쳤다. 취재 범위를 넓혀가며 15건을 연속 보도한 점도 눈에 띄었다.


지역 경제보도부문 수상작인 부산일보의 <33조 녹색채권 어디에> 보도는 지역 보도의 범주를 전국으로 확장한 보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환경친화적 프로젝트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녹색채권이 그 취지와 달리 ‘그린 워싱’에 활용되고 있음을 파헤쳤다. 2018년부터 2024년 상반기까지 33조5561억원 상당의 녹색채권 공시자료 361건을 전수조사한 노력 역시 돋보였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인 울산MBC의 <바실라> 보도는 1300년 전 유라시아~신라 문명 교류를 탐사한 대작이다. 8세기 페르시아의 마지막 왕자 피루즈의 페르시아~신라 여정을 이란, 이스라엘, 인도 등 11개국 10만㎞를 따라가며 이슬람과 중국 등 기록의 교차 검증을 통해 확인했다. 4년간 기획, 촬영하고 국내외 40여명의 전문가 자문을 거치는 등 치열한 노력이 녹아들었다.


사진보도부문에서는 비상계엄의 밤을 각각 국회 본청 건물 외부와 내부에서 생생하게 담아낸 서울신문의 <국회 운동장에 내리는 계엄군> 보도와 연합뉴스의 <국회 본청 진입하는 계엄군> 보도 등 2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서울신문 사진은 기자가 계엄군과 경찰의 위협을 피해 화장실에서 전송하는 등 긴장감 넘치는 사진에 드러나지 않은 외적인 요소도 심사위원들의 눈길을 끌었다. 연합뉴스 사진은 계엄군을 뒤따라 달려가면서 휴대전화기로 촬영한 장면들로, 계엄군과 국회 직원의 충돌을 타 매체들과는 다른 각도에서 근접 포착했다.


심사위원회는 故김애린 KBS광주 기자의 생전 마지막 리포트인 <달팽이 붕어빵> 보도를 특별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광주 광산구가 지원해 문 열었던 ‘달팽이 붕어빵’ 노점이 주변 민원으로 곧 문닫은 사례에 주목해, 상생을 위한 노점 허가제 도입 필요성을 제기한 보도였다. 김 기자는 GPS를 활용한 광주 붕어빵 지도를 만들어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후속 기획을 준비 중이었으나, 지난해 12월29일 제주항공 참사로 너무도 일찍 세상을 떠나버렸다. 故김애린 기자와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와 조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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