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기자상] 국회 본청 진입하는 계엄군

[제412회 이달의 기자상] 조다운 연합뉴스 기자 / 사진보도부문

조다운 연합뉴스 기자.

12월4일 오전 0시 41분. 10여명의 계엄군이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실을 통해 국회 본청으로 난입했습니다. 억센 손길에 밀려 벽으로 몰렸을 때, 머릿속에는 ‘체포돼 끌려가겠구나’라는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군인들은 본회의장 쪽으로 내달렸고, 그때 이들의 목적이 국회 봉쇄가 아닌 ‘본회의장 진입’임을 직감했습니다.


의원들을 체포하려는 건가, 이 복도를 지나면 바로 본회의장인데…. 앞으로 벌어질 짐작하기 힘든 일들을 상상하며 그들을 쫓아 뛰었습니다. 휴대전화 카메라 렌즈를 옷소매로 닦아낸 뒤 연신 촬영 버튼을 눌렀습니다.


국회 직원들은 발 빠르게 대응했습니다. 방송사 중계 테이블을 바리케이드 삼아 소화전을 뿌렸고, 계엄군은 저항에 못 이겨 발길을 돌렸습니다. 얼굴을 덮은 소화기 가루를 털어내며 한바탕 마른기침을 쏟아내고 보니, 휴대전화 화면에 이 사진 한 장이 남아있었습니다. 이것이 취재후기라고 말하기도 민망한 제 취재후기의 전부입니다.


사진기자도 아닌 제가 변변찮은 휴대전화 사진 한 장으로 큰 상을 받게 돼 면구스럽습니다. 현장을 잘 지키라는 뜻에서 주신 상으로 생각하겠습니다. 그날 밤, 만사 제쳐두고 국회로 뛰어와 밤새 현장을 지켰던 국회 출입 기자들께 경의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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